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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도 총선도 관심은 모두 푸드테크-김태민 변호사의 푸드테크와 산업 톡톡(7)

식품 산업 유망 분야…과대 포장·환상은 금물

2024-04-01     김태민 변호사
△김태민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에게 중요한 날이 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회사에서는 1년 동안의 성과를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날인 주주총회가 중요하고, 대한민국에서는 4년간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일이 어떤 날보다도 중요하다.

K-푸드 확산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원료 가격이 적절하게 통제되면서 국내 식품산업계는 주식시장에서도 인기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식품산업계가 지금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푸드테크다. 어느 기업이라 할 것 없이 모든 식품 기업이 미래 유망 분야로 꼽고 있다.

총선도 마찬가지다. 각 지역의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나 정당에서도 푸드테크는 단골 메뉴 정책이자 공약이 되었다. 대학까지도 푸드테크 분야 청년 창업자를 모집할 정도로 이제 우리 사회에서 푸드테크는 식품산업의 꽃이 된 지 오래다. 심지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법령 규정을 손보면서 푸드테크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운 지 오래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푸드테크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새롭게 출현해서 국내에 소개된 것도 아니다. 이미 식품산업의 태동기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끊임없이 개발되고, 적용되고 발전해 오던 것이었는데, ‘푸드테크’라는 옷을 입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푸드테크에 대한 너무 과도한 환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기존 식품산업과 별개의 것이 아닌 것이 푸드테크라 내용도 없이 푸드테크라는 단어만 언급하면서 투자자나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 기존의 식품 유형에 없었던 배양육이나 대체식품을 만드는 것도 푸드테크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생산기술을 적용해서 원가를 절감하는 것도 푸드테크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이미 푸드테크의 시대를 접한 지 오래고,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이 현재 식품산업계에서 묵묵히 노력해 온 것과 별반 다를 것도 없으니 요란을 떨 것도 아닌 게 맞다.

식품산업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 대신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부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사실 똑같은 말이지만 너무 과대 포장된 면이 크고, 식품 관련 정보와 데이터 처리 분야나 로봇 등을 개발하는 것 역시 이미 기존 산업계의 노력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식품 창업자 육성 대신 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이란 용어도 과대포장처럼 보인다. 식품산업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은 식품산업계와 정부, 학계 모두 같지만 내용 없이 껍데기만 가지고 악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최근 수년간 너무 자주 언급되면서 여기저기서 과도하게 사용되는 푸드테크라는 단어가 너무 식상해지고, 거부감이 들 정도가 된 것은 안타깝다.

반도체나 AI처럼 세상을 바꾸고, 신세계를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식품산업은 인류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생명 유지와 연장을 위해서 어떤 산업보다도 발전과 혁명을 거듭해왔고, 지금도 산업계와 학계 등 모두가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