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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 식품산업-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83)

식음료에 플라스틱 포장 비중 커 친환경 패기지 전환 중

2024-04-29     하상도 교수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최근 70년 사이 약 260배 증가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1950년대에 150만 톤에 불과했던 플라스틱 생산량이 지난 2021년 3억9천만 톤으로 늘었다고 한다.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중 78.3%가 식품포장재라고 하고 이중 절반 가까이 되는 양(48.1%)이 생수 및 음료류라는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플라스틱 개발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산업은 식품산업이고 환경 파괴의 주범 또한 식품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상도

플라스틱(plastic)은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했는데, 열과 압력을 가해 성형할 수 있는 합성수지를 말한다. 열을 가했을 때 재가공 가능 여부에 따라 ‘열가소성플라스틱’과 ‘열경화성플라스틱’으로 나뉜다. 대부분 플라스틱은 열가소성으로 100℃ 이상 가열하면 녹거나 분해된다.

플라스틱은 껌, 천연고무, 셸락 등 천연 플라스틱의 사용으로부터 나이트로셀룰로스, 갈랄리드 등 화학적으로 합성된 천연물질을 거쳐, 베이클라이트, 에폭시, 폴리염화 비닐 등 완전한 합성 분자로 발전해왔다. 기원전 1600년 메소아메리카는 공, 밴드, 작은 조각상에 천연고무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19세기 산업혁명 시기에 화학공업이 발전하며 수많은 물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플라스틱의 개발 시기에 현재의 단단한 굿이어 타이어도 발명된 것이다.

이후 개발된 셀룰로스(cellulose)로 만든 천연수지 셀룰로이드(celluloid, 나이트로셀룰로스)가 인간이 만든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간주된다. 이 물질은 1856년 영국 버킹엄의 Alexander Parkes에 의해 특허를 받았고 런던 1862 국제전시회에서 공개되었다.

셀룰로이드의 활용은 1863년 당구가 유행했던 미국 상류사회에서 코끼리 상아 재질의 당구공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해 그 대용품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하이아트가 최초의 플라스틱 당구공을 만들어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여 동생과 함께 회사를 설립해 상용화했다. 그러나 셀룰로이드는 폭발하는 단점이 있어 성공적이지 못했는데, 베이클랜드가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합성수지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Bakelite)’를 만들어 폭발 문제를 극복하면서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를 열었다. 이것이 바로 ‘나일론(Nylon)’ 발명의 기반이 된 현재의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의 종류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 PS),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페트), 폴리아미드(polyamides, PA), 폴리에스터(polyester, PES),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 폴리우레탄(polyurethanes, PU),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PC), 폴리염화비닐리덴(polyvinylidene chloride, PVDC,사란)이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플라스틱을 서로 섞어 사용한다.

식품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페트(PET)다. 이는 페트병을 만드는 데 쓰이며, 투명도가 높고 소재가 부드러워 충격에도 찌그러짐이나 갈라짐, 부서짐 등이 적다. 그래서 병 내부가 잘 보이는 투명한 포장 용기 뚜껑, 케이크 용기, 샌드위치 용기, 테이크아웃 커피잔 등에 사용된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PE 재질은 에틸렌가스의 중합에 의하여 만들어지는데, 종이컵의 코팅이나 각종 포장용 필름, 비닐봉투, 우유가 들어있는 반투명 병 등으로 제작된다.

PP 소재는 열에 강해(내열성) 소포장, 반조리 식품의 포장에 특화된 뜨거운 음식류를 담을 때 주로 사용된다. 제품의 신선도 유지 및 소포장 유통에 탁월하기 때문에 실링 용기의 99%가 PP 재질로 만들어지는데, 데우는 덮개가 딱딱하며 두껍고, 불투명하다면 거의 PP라고 보면 된다.

PS 소재는 바로 스티로폼인데, 이는 가볍지만 내열성이 약해 뜨거운 제품을 담기에는 부적절하다.

이들 플라스틱의 장점으로는 금속이나 도자기, 유리 등에 비해서 비중이 작아 가볍고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화학물질이나 약품에 피해를 입지 않는 내식성이 있고 투명성이 높아 착색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가공성이 좋아 복잡한 모양을 만들 수 있고 전기절연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전기냉장고, TV, 라디오 등의 부품에도 사용된다. 플라스틱은 거의 분해되지 않고 부패 속도가 느려 장기 보존이 용이한 장점이 있으며, 플라스틱 발포제는 단열성이 우수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다른 재질에 비해 쉽게 분해,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버려진 플라스틱이 장시간 자연에 축적돼 생태계에 피해를 입히므로 반환경적이다. 게다가 버려진 플라스틱은 대부분 바다로 떠밀려가 오염시키고 점점 잘게 조각 나 미세플라스틱이 돼 바다생물을 위협하고 이를 통해 사람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온다.

최근 기후 위기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ESG 경영시스템이 필수가 되면서 식품업계에도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추세가 이어진다. 동원F&B, 롯데마트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앤 김을, 매일유업은 플라스틱 캡과 빨대를 없앤 커피 음료를, CJ제일제당도 플라스틱 캡을 없앤 캔햄을 출시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2025년까지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플라스틱 대체품으로 종이와 알루미늄 포장재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석유 대신 식물 등 생물학적 물질로 만들어진 ‘바이오플라스틱’이 포장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3년 1월부터 식약처가 재활용 페트병을 식품용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재생플라스틱’을 사용한 식품도 늘고 있다.

사실 넘쳐나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량부터 줄여야 한다. 최근 많은 식품 회사들이 이중포장, 라벨, 트레이 등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플라스틱 용기 함량 및 두께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의 재사용을 활성화하며 리필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 중이라 앞으로 이런 탈 플라스틱, 플라스틱 재사용 등 친환경 패키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