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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1분기 호실적…해외 사업이 성장 견인

매출 소폭-영업이익 두세 자릿수 증가…달러 대비 환율 상승 효과도 CJ 식품 부문 2조8300억에 1840억 시현 동원F&B·대상 매출 나란히 1조 원대 진입 롯데웰푸드·삼양식품 이익 세 자릿수 급증 농심·오뚜기 수출 늘어 8700∼8800억대 오리온, 외형·이익 두 자릿수 증가 주목 10대 기업 금감원 공시 분석

2024-06-03     이재현 기자

장기적인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재료값 폭등 등 악재의 상황에서도 식품업계가 1분기에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해외에서의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에서 얻은 수익이 원화 대비 달러화 환율 상승 여파로 이득을 본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식품기업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농심, 풀무원, 오리온, 삼양식품 10개사를 분석한 결과 평균 51.3%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200%가 넘는 이익을 봤고, 롯데웰푸드와 대상도 각각 90~100%의 실적을 내 주목을 끌었다.

10개사 중 적자를 본 곳은 롯데칠성음료(△28.5%), 농심(△3.7%) 2곳 뿐이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은 2조8315억 원의 매출(+2.6%)과 1845억 원(+37.7%)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식품사업은 내식 트렌드 확산, 온라인 플랫폼과의 전략적 협업으로 새로운 판로를 확대하며 비비고 만두, 햇반, 고메 소바바 치킨 등 주요 제품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했다.

해외 식품사업(매출 1조3752억 원)은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앞세워 핵심 권역인 북미를 비롯해 신시장인 유럽과 호주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신시장인 유럽과 호주는 매출이 각각 45%, 70%씩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영국·호주·태국 등에 이어 올해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유럽에서의 ‘K-푸드’ 지배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매출 1조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91.5% 늘었다. 신선식품과 편의식품, 조미료 등 주요 품목 매출 증가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사업 업황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글로벌 식품 매출도 20%가량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동원F&B는 매출은 3.5% 증가한 1조1190억 원, 영업이익은 14.8% 증가한 499억원을 기록했다. 설 명절 선물세트와 집밥 수요가 증가하며 가정간편식 매출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롯데웰푸드는 매출 9511억 원으로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73억 원으로 100.6% 증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상승했던 국제 유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인도, 카자흐스탄 사업이 성과를 낸 점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은 37.8%가 증가한 9369억 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28.5%가 감소한 424억 원에 그쳤다. 원재료 가격의 폭등과 고환율 및 사업경비 지출 등이 주요 요인이다.

풀무원은 식품서비스유통사업부문의 수익 성장과 해외식품제조유통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7693억 원을, 영업이익은 27.7% 증가한 156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의 두부 및 아시안 누들 동반 성장 및 현지 생산 본격화 효과와 국내 식품서비스유통사업부문의 지속적인 운영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풀무원은 국내에서는 지속가능식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스타트업 협업과 내부 연구를 통한 푸드테크 혁신 기술로 미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두부, 아시안 누들에 이어 다양한 K-푸드 제품으로 확장해 성장 및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며, 미국 법인을 포함한 해외사업 전체 영업이익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고 캐나다와 유럽까지 시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매출 7484억 원, 영업이익 1251억 원으로 각각 12.8%, 26.2%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 이중 중국 법인의 성장이 두드러졌는데, 간접영업체제로 전환한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춘절 효과와 더불어 41.5% 증가하며 전체 수익 개선을 이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K-푸드 선봉장인 라면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선전이 주목을 끌었다. 삼양식품은 매출 3857억 원, 영업이익 801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235%가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해외 매출이 2889억 원을 기록하며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이중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삼양아메리카는 전년 동기 대비 209.8% 증가한 56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도 5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4% 성장했다.

삼양식품은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판매채널 확장에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매출이 8725억 원으로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14억 원으로 3.7%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 성장에 힘입어 매출은 올랐지만 매출 원가와 비용 부담이 늘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농심은 6월부터 프랑스 Top2 유통업체인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기존 신라면 외에 너구리, 순라면(채식라면) 등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의 공급물량을 대폭 늘려 공식 입점하며 EU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올 여름 프랑스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맞아 프랑스 현지 엑스포 및 축제 참여, 유통업체 협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한다는 것.

오뚜기는 1분기 매출 883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늘었고, 영업이익은 732억 원을 올려 12%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간편식 등의 매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해외 매출이 15% 이상 늘어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을 보다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에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놀랄만한 실적을 달성했지만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어 원재료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전반적인 비용과 물류비 등이 오를 경우 2분기에도 실적이 이어갈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