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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기본가격’ 8월 반영 앞두고 극한 대립

낙농가-유업계 10여 차례 회의 불구 ‘0∼26원’ 사이 타협점 못 찾아 작년 우유 생산비 ℓ당 1003원…44.16원 올라 낙농가 최대폭 26원 주장에 유업계 동결 요구 음용유 감축도 9100톤 vs 최대 2만7300톤 맞서

2024-07-23     황서영 기자

올해 8월 1일부터 반영되는 우유 원유 가격을 산정하는 ‘원유 기본가격 협상’에서 낙농가와 유업계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원유가격 인상폭은 물론 용도별 가격차등제 도입으로 올해 처음으로 협상의 대상이 된 음용유 감축범위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만큼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협상 범위인 리터당 0~26원과 음용유 감축범위 9112~2만7337톤에 대해 낙농가는 원유가격 최대 인상·음용유 최소 감축을, 유업계는 원유가격 최소 인상(동결)·음용유 최대 감축을 주장하고 있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올해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는 지난달 11일부터 원유 기본가격 조정 소위원회를 시작으로 매주 2회씩 10여 차례 관련 회의를 진행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원유 가격 인상 폭은 합의 결과에 따라 가격동결에서 최대 26원까지 오르게 된다. 원유가격은 생산비 증가분의 최대 60% 범위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인센티브도 있다. 유지방·유단백과 세균수, 체세포수 등을 기준으로 원유 등급을 나눈 뒤 이에 따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4개 항목을 최고 등급으로 계산할 시 추가되는 금액은 리터당 179원이다. 원유 기본가격과 인센티브가 최대로 반영될 경우 원유 가격은 리터당 1289원으로 오르게 된다. 합의된 내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8월 1일부터 반영하게 된다.

낙농가는 농가 생산비와 음용유 사용량 등을 감안해 기본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으로 최대 폭인 2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2023 축산물생산비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우유 생산비는 리터당 1003원으로 전년 대비 44.16원 올랐다.

반면 유업계는 가격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우유를 비롯 치즈,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인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과 수입 우유의 국내 시장 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작년 원윳값이 리터당 1084원으로 88원 오르자 유업체들은 우유 제품가격을 4~6% 올렸다. 이 때문에 폴란드와 독일 등 멸균우유 수입량은 3만7361톤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2020년 1만1413톤 수준이었던 수입량은 3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음용유 감축범위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올해 감축범위는 최소 9112톤에서 최대 2만7337톤이다. 작년 필연적 생산량 180만8317톤에서 실제 구매량인 189만9439톤을 뺀 과잉물량은 9만1122톤으로, 과잉률인 5.03%의 10~30%를 두고 협상하게 된다. 낙농가는 음용유 감축범위를 최소치인 9112톤으로 주장하는 반면 유업계는 최대치인 2만7337톤을 요구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격이 동결돼도 여전히 흰우유 사업은 적자다. 수요도 많이 감소하고 있고 시장도 많이 개방돼 있어 국내 원유 수요도 줄고 있는 상황에 물가 관리도 정부가 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품가격을 올리기도 여의치 않다”며 “흰우유 소비량 변화는 물론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연쇄적인 시장 영향, 유가공 산업의 지속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원유 가격 협상은 양측 논의가 6월 9일 시작돼 48일 만인 7월 27일 협상이 타결됐다. 또 지난 2022년에는 원윳값 협상과 낙농제도 개편 논의가 맞물리면서 9월 중순 첫 회의가 열려 약 50일간 가격 협상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