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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사내 벤처’ 기술 개발에 신사업 성과 ‘주목’

자유로운 분위기서 다양한 기회 탐색…사업 다각화·신성장 동력 가능성 CJ ‘이노백’ 프로그램 가동…스낵·음료 출시 월매출 10억 넘어 히트…식물성 디저트로 확대 농심 건기식 ‘라이필’ 4년간 매출 1000억 달성 롯데웰푸드 스타트업 4기 운영…2곳은 분사

2024-08-14     황서영 기자

식품기업들이 사내 창의적 인재들과 자원을 모은 사내벤처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 내부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소비자 호응도도 높다. 실제로 최근 식품기업들의 사내 스타트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향후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식품 사내벤처 ‘이노백(INNO 100)’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현재 푸드업사이클링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 식물성 음료 브랜드 ‘얼티브’를 비롯한 사내벤처 프로젝트 10여 개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식물성 음료·디저트 브랜드 ‘얼티브’는 이노백을 통해 MZ세대 직원의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진 식물성 음료 브랜드로 2022년 6월 첫 선을 보였다.

얼티브를 통해 선보인 단백질 음료 ‘얼티브 프로틴’ 2종(쌀밥맛·밤맛)의 경우 지난 4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30억 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신제품은 월 평균 매출 10억 원을 넘어선 히트상품에 합류했다.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얼티브 프로틴 4종(초코맛·커피맛·쌀밥맛·밤맛)의 누적 매출은 100억 원, 누적 판매량은 380만개를 넘어섰다.

최근 얼티브는 식물성 아이스크림 ‘얼티브 모나카 밤맛·초코’ 2종을 출시하며 기존 프로틴 음료에 이어 디저트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다. 기존 식물성 아이스크림의 특유의 서걱거리는 식감을 CJ제일제당의 기술력으로 최소화했으며, 쌀전분과 효소처리한 해바라기유를 조합한 원료로 우유 크림과 비슷한 풍미도 구현했다. ‘얼티브 모나카 밤맛’은 당 함량을 3g으로 낮춘 저당 제품으로, 부드러운 밤맛 크림과 달콤한 밤 조각이 들어있다. ‘얼티브 모나카 초코’는 초코크림·드리즐과 단백질 5.5g을 함유하고 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사내벤처 및 신사업 담당 직원들을 위한 전용 공간 ‘이노 플레이’를 운영 중이다. 앞서 이 회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내벤처 활성화를 목적으로 약 300평 규모에 달하는 오피스 공간을 조성한 바 있다.

농심은 2018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N-Start’(엔스타트)를 운영, 2018년부터 지난해 3기까지 총 7개 팀이 엔스타트 제도로 신사업에 도전했다. 이 중 스마트팜, 건강기능식품, 자사몰 3개 팀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사내 정식 부서로 편성돼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엔 4기가 개발한 ‘반려견 영양제’ 3종과 막걸리 ‘꿀꽈배기맛주’를 시장에 선보였다.

‘반려동물 건기식 추진팀’은 ‘반려다움’ 브랜드를 론칭해 반려견의 관절, 눈,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려다움 조인트 서포트’ ‘클리어 아이즈’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출시했다.

‘전통주 사업화 추진팀’은 지난달 막걸리 양조장 ‘조은술세종’과 협업해 ‘꿀꽈배기맛주’를 CU 편의점에서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신규 브랜드 ‘구디웨이브클럽’을 통해 국가무형유산 전통주 ‘문배주’와 제주 감귤 증류주 ‘미상’을 각각 활용한 하이볼 2종을 GS25 편의점을 통해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해당 팀은 문배주와 미상 양조장을 직접 찾아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전통주 하이볼 기획의도를 설명해 원액 공급을 이끌어 냈다. 아울러 하이볼의 풍미를 높이기 위해 들어간 배와 청귤 농축액도 국내산으로, 국내 과수 농가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

농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라이필’과 스마트팜 사업도 사내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결실을 보고 있다. 라이필은 2020년 출범 이후 올 5월까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팜은 2022년 말 오만을 시작으로 UAE,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롯데웰푸드도 2021년부터 매년 사내벤처 프로그램 ‘롯데 크리에티브 밸리’를 통해 검증된 시장성을 바탕으로 별도 회사로 분사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스탠드에그·애뉴얼리브 등 사내벤처 1·2호가 독립 분사했다.

특히 사내벤처 1기로 모바일 게임을 주 사업모델로 설정한 ‘스탠드에그’는 분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작년 5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퍼즐 게임 ‘고양이정원’의 인앱 상품 결제를 통한 매출과 광고 등을 통한 성과다.

두 번째 사내벤처 ‘애뉴얼리브(Annual Leave)’도 서울 영등포구에 브랜드 쇼룸과 카페의 복합공간인 ‘Annual Leave’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작년 인큐베이팅을 거친 사내벤처 3기 지원사업도 분사를 위한 최종 평가를 진행하며 사업 시작을 준비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사내벤처 4기로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사업을 제안한 ‘밸류매치’ 팀이 차기 지원 사업으로 발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벤처는 기존 관행과 달리 자유롭기 때문에 대규모 기업들이 시도하기 힘든 다양한 기회를 탐색해 볼 수 있다. 사내벤처 육성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꾀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발빠르게 발굴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내벤처의 성공은 사업다각화나 신성장동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어 혁신이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