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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3분기 매출·영업익 대체로 호조…가격 인상 효과 가시화

CJ 외형 2조 5700억…해외 부문 10.3% 증가 동원·롯데칠성 등 영업이익 두 자릿수 신장 라면 단가 인상 불구 매출 증가-이익 감소

2021-11-15     이재현 기자

식품업계가 올 3분기 기대 이상에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원가 인상 압박을 받아 온 식품업계는 올 초부터 재택근무와 외출 기피 현상이 둔화돼 내식 수요까지 줄어 당초 실적 악화를 염려했지만 제품 가격 인상효과가 발휘되며 대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3분기 가격 인상을 단행한 라면업계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분기 매출 첫 4조 원을 돌파했다. 식품사업부문은 매출 2조 5790억 원, 영업이익 186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5.8% 증가한 수치다.

국내는 비비고, 햇반, 고메 브랜드를 앞세운 가정간편식이 압도적 시장지위를 유지했고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는 만두, 미초를 비롯한 K-푸드 전략 제품의 판매 확대가 매출 성장세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 슈완스를 포함한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0.3% 성장한 1조 125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원가 부담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화·고수익 채널·제품 집중 등의 노력을 통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성장 경로를 다각화한 전략도 주효했다. 가공식품의 온라인 및 편의점 매출이 각각 33%, 15% 늘었고, 온라인·B2B·편의점 경로 매출이 전체 가공식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었다.

동원F&B는 매출 9651억 원, 영업이익 49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11.8% 늘었다.

일반식품과 조미소스 사업부가 상호 보완을 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정간편식 및 추석선물세트 판매 호조 등이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반면 동원홈푸드의 기업 간 거래 실적 부진이 작용했다.

△한

오리온은 연결기준 매출액 6253억 원, 영업이익 1142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외 전 법인들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5.9% 증가했다.

한국 법인은 매출이 3.3% 성장한 2007억 원, 영업이익은 2.2% 성장한 293억 원을 달성했다. 간편대용식 ‘마켓오네이처’ 브랜드와 단백질 강화 제품 중심의 ‘닥터유’ 브랜드가 각각 32%, 38% 고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꼬북칩’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콰삭칩’ ‘오!구마’ ‘고추칩’ 등 스낵 신제품이 연달아 히트하며 성장에 힘을 보탰다.

중국 법인 매출액은 4.3% 성장한 3196억 원, 영업이익은 19% 성장한 696억 원을, 베트남 법인은 매출액이 5.1% 성장한 785억 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4.2% 감소한 127억 원에 그쳤다. 러시아 법인은 라인업 확장에 성공한 초코파이의 인기 지속 및 비스킷 제품군 확장 성공으로 28.7% 성장한 306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 영업이익이 854억 원으로 전년 보다 46.3% 증가했고, 매출 역시 6988억 원으로 8.3% 늘었다. 음료 부문 영업이익은 685억 원으로 24.9% 증가했고, 특히 주류 부문 영업이익은 119억 원으로 1096.8% 늘었다. 맥주와 소주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물류거점을 통합해 비용을 줄인 결과다.

롯데푸드도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매출 4872억 원을 기록했다. HMR 등 주력제품을 중심으로 제품을 확대하고 판매경로를 확장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629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으로, 매출액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1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8.6% 증가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제재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았던 외식 및 급식 매출 등의 호조로 영업이익률은 3%를 기록했다.

신세계푸드도 3분기 영업이익이 63억 67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다. 베이커리, 식품·제조, 식자재 유통뿐 아니라 외식 브랜드까지 전 사업 부문이 고른 신장세를 보인 것이 주효했다.

라면업계는 명암이 갈렸다. 국제 밀 가격과 팜유 등 핵심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던 라면업계는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으나 3분기 실적에는 작용하지 못했다.

농심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6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성장이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22% 줄어든 230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 역시 매출액은 6% 증가한 7227억 원으로 전망되나 영업이익은 506억 원으로 15.1% 감소가 예상된다. 삼양식품도 매출 예상치는 1550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이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전문가들은 제품 가격 인상효과가 본격 발휘되는 4분기에는 라면업계까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위드 코로나 체제가 본격 시행되며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수출 최대 시장인 중국의 ‘춘절’, 베트남의 ‘뗏’ 등 명절 성수기가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 밀, 원당, 옥수수, 사탕수수 등 천정부지로 솟은 원재료값 인상 여파와 중국의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원료 수입난은 실적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