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놀이터

유업계 B2C서 B2B로 전선 이동

영유아 등 소비 줄어 10만여 카페 시장 남는 우유·유제품 좋은 수요처 입찰 아닌 수의 계약…단가 낮지만 매출 확대 서울우유·남양유업 커피 전용 우유 공급 선점 남양유업 원료용 음료 등 납품 확대 다각 모색

2023-07-05     황서영 기자

유업계의 격전지가 B2C에서 B2B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우유, 유가공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수입산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는 데다가 우유를 먹을 영유아도 줄어드는 상황에 해마다 남아도는 우유를 처리하기 위해 카페 프랜차이즈 등 B2B 사업에도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페 시장은 커피문화를 바탕으로 커피, 음료, 디저트 등의 인기로 아직도 성장 전망이 좋은 시장이기에 우유를 비롯한 유가공품, 치즈, 식물성 음료까지 다양한 음료를 생산하는 유업체의 입장에선 좋은 거래처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음료점업(카페) 점포수는 9만9000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10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 전문점들에 공급되는 우유는 재계약 시점에 유업체별 납품 단가를 확인하고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경쟁이 아닌 업체별 수의 계약 형태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업체별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유업체 입장에선 B2B 납품을 넓혀야 매출 확대의 기회가 되고, B2C 시장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선호도는 한번 정해지면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납품 단가가 낮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우유 B2B 사업에는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이 선두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 커피빈, 이디야커피, 빽다방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에 전용 우유를 납품하고 있고, 매일유업은 자사 브랜드 폴바셋과 한국맥도날드 등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이에 유업계는 B2B시장을 수입산에 빼앗기지 않고 자사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거래처가 원하는 대로 납품 사양을 다변화하고, 우유 외 타 제품들을 활용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B2B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서울우유는 B2C 시장에서 내세우고 있는 ‘체세포수 1등급’ 등 프리미엄 전략을 B2B에도 적용하는 동시에 시장 트렌드 및 대상 업체 특성을 고려해 지방율 등 제품 스펙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오트를 사용한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로 커피업계에 오트밀크를 사용한 커피류의 인기를 몰고 왔다. 라떼를 좋아하지만 유당불내증 때문에 먹지 못하던 사람들이 오트밀크로는 마음껏 라떼를 마실 수 있게 됐으며, 비건 친화,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일유업은 서울 여러 명소에 위치한 카페들과 협업해 어메이징 오트를 활용한 카페 메뉴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전역 6000여 개의 스타벅스에 ‘아몬드브리즈 바리스타’를, 지난달엔 동북 3성 및 화북지역 스타벅스에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제품을 공급하며 해외 카페시장 공략에도 힘쓰고 있다.

남양유업은 B2B 업체별 브랜드 맞춤형 PB 제품 연구‧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식물성 대체음료 시장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카페에 기존 우유 납품외 원료형 음료 납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학교 우유급식 납품, 파트너사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제품 생산까지 기존 B2B 경로 확대를 통해 매출 증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빙그레는 2017년 론칭한 B2B 브랜드 ‘소프트랩’을 통해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소프트랩은 베이커리, 햄버거, 샌드위치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뉴질랜드 폰테라의 SOS 슬라이스치즈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믹스 등을 판매해 작년에는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브랜드 중에서는 프랑스의 프레지덩 크림치즈를 단독 수입하고 있으며, 가공버터 리치 데어리스프레드와 밀람 휘핑크림 등을 국내에 유통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치즈는 국내 제조해 국제시세 변도에 따른 단가 변동을 최소화하고, 제품 자연치즈 함량, 퍼짐 정도, 치즈 향, 색상, 중량 등 고객 니즈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소프트랩은 브랜드 이름을 건 자체제조 제품의 라인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체가 보유한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 통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와 함께 B2B, 수출 물량을 확대해 저출산 현상에 따른 시장 감소·생산비 증가에 따른 시장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