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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식품 다음 주자는 '대체커피'…국내서도 시장 꿈틀

세계 시장 작년 27억 불…2030년 53억 불로 성장 ‘아토모’ 콜드브루 캔 커피…커피 맛 음료도 등장 ‘MUD/WTR’ 매출 3년 새 1만430% 폭발적 증가 핀란드선 커피 잎 세포 증식 ‘배양커피’ 연구 중 농진청 보리커피 개발…카페인 함량 90% 줄여 국내 웨이크, 디카페인 ‘SNAS ’출시…1위 겨냥 농업법인 청맥 ‘밤에커피’ 선봬…헬시 플레저 부응

2024-01-24     황서영 기자

대체커피가 새로운 글로벌 산업 트렌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식품을 대체하는 ‘대체식품’ 트렌드의 다음 주자로 ‘대체커피’가 꼽히고 있다. 세계적인 헬시플레져 기조의 영향으로 이젠 습관이 돼 버린 커피 소비에도 건강하고 환경을 위한 제품을 선택하길 바라는 시장니즈에 따라 커피가 아닌 대체원두를 사용한 ‘대체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

커피가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 대체커피 업계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대체커피 시장 규모가 작년 27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에서 2030년 53억달러(약 6조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농지가 줄고, 커피 재배 과정에서 탄소 배출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체커피 시장이 커질 거란 분석이다.

커피의 대부분은 적도에서 북위 25도, 남위 25도 사이에 해당하는 ‘커피 벨트’에서 생산되는데, 기후위기로 인해 커피 벨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원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온도 상승으로 인해 홍수와 가뭄으로 2050년까지 커피 재배지의 절반이 폐허가 되고, 2080년에는 커피나무가 멸종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커피협회(ICO)에 따르면 커피 소비량이 마침내 생산량을 넘어섰다. 2021/2022년도에는 커피 소비량이 생산량을 약 310만 포대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대로 두면 커피는 사라지게 되는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커피 생산의 위기 외에도 건강을 위해 카페인은 없지만 커피를 대체할 만한 음료를 찾는 이유로도 대체 커피 시장은 성장 중이다. 지난해 열린 ‘2023 서울카페쇼’에서도 내년 커피 산업 트렌드 중 하나로 대체 커피를 꼽기도 했다.

해외에선 이미 다양한 재료로 만든 대체커피가 출시되고 있다. 기존 대체 식품들이 새로운 재료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 분자 화합 기술 등을 통해 원재료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재현하는 것처럼 대체커피도 원두 대신 버섯, 보리, 허브 등으로 커피 향과 맛을 낸다.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아토모(Atomo)’는 해바라기씨, 수박씨 등 식품 폐기물을 재활용해 커피분자 구조로 재현, 콜드브루 방식의 캔 커피를 출시했다. ‘라이즈(RYZE)’는 면역 증강에 도움이 되는 버섯으로 만든 커피를 판매하고, ‘티치노(Teeccino)’는 치커리, 캐럽, 민들레, 라몬씨 등의 허브를 주재료로 한 커피맛 음료를 선보였다. 또 ‘페로(Pero)’는 네슬레사가 제조하고 이는 보리, 맥아 보리, 치커리, 호밀 등으로 만든 대체커피다. 핀란드에선 커피잎의 세포를 증식해 커피를 생산하는 배양커피를 개발하고 있다.

해외에선 실제로 실적 성장을 이끌어 낸 업체도 생겨났다. 2023년 9월 코트라의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이 발간한 ‘미국, 급성장하는 대체커피 시장에서 찾는 기회’에 따르면 대체커피 업체 ‘MUD/WTR’의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무려 10430% 증가해 미국 소비재 기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토모 커피(ATOMO COFFEE)도 2000억 원 기업 추정가치로 500억 원 이상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대체커피 시장의 태동이 느껴지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보리커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디카페인 원두, 흑누리, 일반원두를 6:3:1로 넣어 카페인 함량을 90% 줄인 것이다.

국내 기업 웨이크(WAKE)는 작년 말 대체커피 브랜드 ‘SNAS’를 론칭하면서 디카페인 커피보다 더 나아간 ‘제로(Zero)카페인’ 시장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 회사는 매년 3배씩 성장해 디카페인 시장의 50% 이상, 장기적으로는 전체 커피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대체커피 시장 1인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고창의 농업회사법인 청맥은 보리를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기업으로 대체커피 ‘밤에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보리커피는 보리를 원두처럼 로스팅해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낸다. 100% 보리를 이용한다는 점은 보리차와 동일하지만 고온에서 단시간에 볶아 건조하는 보리차와 달리 보리커피는 저온에서 장시간 볶아 분쇄해 추출한다. 밤에커피는 로스팅된 국산 검정보리 고농축액 30%를 함유해 커피 맛과 향을 구사, 카페인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포션형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기후 변화에 따라 커피 원두는 장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커피 원두 가격이 지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체 커피’는 차세대 커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디카페인 커피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가 신생 브랜드들의 혁신적인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대체커피 시장 확장의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