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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물가’ 인상률 금융위기 이후 최고…올해도 가격 오르나

작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물가 상승률 2.8배 흰 우유·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값싼 수입산 물량 급증 올해 생산비 변동 폭 크지 않아 원유 가격 동결 예상 국제 정세·수입 물가 따른 사료 가격·인건비 등은 변수

2024-01-31     황서영 기자

작년 우유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면서 올해도 밀크플레이션 여파가 이어질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19.1%)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하면 2.8배에 달했다.

작년

유제품도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작년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12.5%로 1981년(18.4%)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치즈는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유의 경우 6.8%로 2014년(7.1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고, 유제품이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도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의 최고를 찍었다.

실제로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유업체들이 흰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작년 10월 서울우유를 비롯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동원F&B 등도 유제품 가격을 연이어 올렸고,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업체도 아이스크림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의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L)는 대형마트에서 2900원대로 올라 3000원 선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수입산 우유와 스토어 브랜드(PB)우유의 반감적 인기 상승에 의한 위기론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입산 우유의 경우 오는 2026년부터 FTA로 인해 관세가 사라지며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게 되면 국내 유업계가 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이상 국내 소비자가 해외 제조 우유를 선호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FTA 외에도 CPTPP 등 추가 무역협정 체결시 국내 유제품 시장의 개방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미 해외 제조 우유의 수입량은 급증세다.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원유 국내 생산량이 205만3000톤에서 197만5000톤으로 감소했으나, 동기간 수입량은 28만5090톤에서 39만5087톤으로 약 38.5% 증가했다. 수입액도 3094만달러(약 413억 원)로 전년 대비 약 33% 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수입액과 중량을 기준으로 4배 안팎 상승한 것.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12년 62.8%에서 작년 44.8%까지 감소했다.

특히 수입산 멸균유는 저렴한 가격과 보관 편의성의 이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품 다양성에서도 국내산보다 돋보인다는 평도 있다. 국내산에서 찾아보기 힘든 용량도 찾아볼 수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국산 멸균유 제품의 용량은 대개 120~250ml로 180~190ml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반면 수입산 멸균유는 200ml 소포장 제품부터 1L 대용량 제품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했다. 포장용기 뚜껑 유무 등 포장형태도 다양하다.

해외직소싱을 통해 수입산 시유·멸균유를 공급하는 유통업체도 늘었다. 실제로 편의점 CU는 21일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산 멸균유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 제조사에서 직접 우유를 수입, 판매하는 것은 편의점 업계 최초 사례다.

제품은 폴란드 ‘믈레코비타‘사에서 직수입한 1L짜리 일반 우유와 저지방 우유 2종(지방 함량 각각 3.5%, 1.5%)으로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한 신선하고 건강한 원유로 만든 것이 특징으로 내놓았다. 또 두 제품의 판매 가격은 2100원으로 수입 벤더사들을 거치지 않고 직소싱해 일반 흰우유에 비해 최대 46%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선 올해 우유 물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생산비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고돼 원유 가격이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해 원유 가격은 낙농진흥회가 통계청이 매년 5월 말께 발표하는 원유 생산비를 보고 변동 폭이 ±4% 이상이면 협상을 통해 조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올해는 생산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다만 중동 및 우크라이나 국제 정세와 수입 물가 가격 변동에 따라 사료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 또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원유 가격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업계는 흰우유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고, 흰우유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새로운 유제품을 육성하며 생존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며 “유기농 우유와 동물복지 우유 등 차별화된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원유 품질 고급화 및 다양한 유제품 개발을 통해 우유 소비 확대를 넓혀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