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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영업자단체 활성화가 필요-김태민 변호사의 푸드테크와 산업 톡톡(4)

개인보다 공동의 목소리 정책 제안 등에 유리 식약처 파트너로 인정…업계 의견 적극 표출을

2024-02-19     김태민 변호사
△김태민

최근 TV나 인터넷에서 가장 유행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 MBTI)다. 16가지로 사람의 성격유형을 구분하고, 4가지 대분류에서 각각의 특징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굉장히 적중률이 높다.

MBTI에서 가장 앞자리에 오는 것은 내향성과 외향성이다. 필자의 경우 일관되게 내향성인 I가 변함없이 나오는데, 쉽게 얘기해서 타인의 앞에서 나를 드러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전문가가 I라서 직업의식으로 감당하는 외부활동이 심리적으로는 매우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특히 다양한 업무영역에서 피치 못하게 해야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여주는 것에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인 행동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I형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의 성향의 문제도 있지만, 다수와 소수의 문제가 사회생활에서는 더 크다. 회사 내에서도 개별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임금 등의 근로조건을 협상한다면 분명히 기울어진 운동장일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들이 모여 노조나 단체를 만들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데, 식품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재 관련 법령에 따라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설립되어 있고, 이밖에도 한국향미유협회 등 크고 작은 단체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설립된 단체들은 회원사를 위해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행정기관에 정책 제안과 법령 개정을 함께 논의하는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개별 기업이 정부의 정책이나 법령 개정의 필요성을 떠들어도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처럼 영향력이 전무하겠지만 목소리가 모이면 의미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다양한 영업자단체가 출현해서 회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그리고 정제된 의도들을 표출하는 문화가 생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일부 영업자단체들은 제조업체가 주요 활동을 하고 있어 유통전문판매영업을 하는 영업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단체는 설립되었지만 회원사의 무관심과 일부 조직 구성원의 일탈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실질적으로 유명무실화된 협회도 있는 실정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고, 그런 목소리가 정책 결정권자나 법령 개정권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전달되지 않으면 그냥 혼잣말이 되어 무의미해진다. 현재 사단법인 설립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 허가를 받는 절차는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어 수백 개의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라는 속담처럼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영업자들이 스스로 어려운 점이 있거나 불합리한 것 때문에 피해를 입거나 입을 예정이라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되었다. 다만 혼자만의 목소리로는 정부나 기관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비슷한 업종이나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영업자와 함께 뭉칠 필요가 있고, 전문변호사로서 이런 움직임에 어떤 역할이든 이바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실제로 다수의 영업자단체를 설립해서 운영하는 것에 지금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