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놀이터

독일, 유기농 식품 및 대체육 소비 급증
독일, 유기농 식품 및 대체육 소비 급증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11.02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식 위주 식습관…비건 인구 비율 유럽서 1위
대체육 시장 4800억 원…두부고기·돈까스·햄버거 등 선호
소시지·햄 수요 많아…진출 땐 한국식 소스 가미를
유기농 작년 시장 19조 원 규모…부족분 수입에 의존
정부 공공시설 급식 점유율 20%로 상향 목표
김치·만두·과자·불고기 소스·茶 등에 기회

지속 가능성과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독일에서는 유기농 식품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채식 위주의 식습관이 늘어나면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유기농 식품 시장은 최근 독일 정부가 친환경 정책 확대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시장 확대가 예상돼 향후 우리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함부르크무역관에 따르면, 각종 소시지와 독일식 족발 슈바인스학세 등 육류 소비가 많은 독일에서는 최근 들어 대체육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지 시장분석 전문가도 “독일에서 대체육 시장은 이제 틈새시장을 떠났으며, 대체육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대체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제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2020년 독일의 대체육 생산량은 8만 3700톤으로 2019년에 비해 39%나 증가했다. 시장 규모도 2019년 2억 7280만 유로에서 37%나 증가한 3억 7490만 유로를 기록했다.

자료: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 독일 연방통계청

반면 육류 소비는 지난 몇 년간 크게 감소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전 독일의 육류 소비는 약 770만 톤이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약 700만 톤으로 육류 소비가 급감하였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이러한 감소세는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추세로 1978년 한 가구당 평균 육류 소비량이 6.7Kg였던 것에 반해 40년 후인 2018년에는 약 66%가 감소한 2.3kg에 불과했다.

이처럼 독일에서 육류 소비가 감소하고 대체육의 수요가 증가한 것은 채식 위주의 식습관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은 국가이다. 특히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의 수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독일 비건 박람회 베지월드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 내 비건의 수는 2020년 기준 113만~260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8만 명 미만에 불과하던 2008년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세계 최초 비건 슈퍼마켓 체인인 비건즈가 2020년 유럽 7개국 26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독일의 비건 비율은 전체 인구의 3.2%로 조사 국가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인구 중 베지터리언의 비율도 4.4%로 스위스의 5.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비건즈의 조사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유럽에서 의식적으로 육류를 덜 섭취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유럽 인구 중 22.9%가 육식을 하는 유연한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타리안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윤리적, 종교적, 건강상의 이유뿐만 아니라 동물 복지 및 환경 보호 측면도 고려하여 의식적으로 육식을 줄이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독일은 이러한 플렉시타리안의 비율도 29.4%로 오스트리아(31.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식물성 기반 식품의 소매 판매 매출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닐슨의 연구보고서 ‘유럽의 식물기반 식품’에 따르면, 2020년 독일의 식물성 기반 식품의 총 소매 판매 매출은 8억 1700만 유로로 2019년 5억 2400만 유로에 비해 56%가 증가했고, 2018년 대비 97%나 증가했다. 또 2020년 할인 마켓의 대체육 식품 판매 매출은 2억 200만 유로로 전년 1억 2100만 유로에 비해 67%가 증가했고, 2018년 9500만 유로에 비해서는 114%가 증가했다.

또 식물성 기반 식품 중 대체육 식품의 소매 판매 매출은 1억 8100만 유로로, 3억 9600만 유로를 기록한 식물성 우유제품에 이어 2위를 기록하였다. 특히 대체육 식품의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127%, 2018년 대비 226%나 증가하는 등 세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버거 패티, 너겟, 다진 고기 등 냉장 대체육의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억 2.300만 유로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고, 샌드위치 속에 넣는 얇은 햄인 콜드 컷 매출이 2900만 유로로 그 뒤를 이었다. 또 대체육 식품 중에는 두부 고기와 다진고기, 콜드 컷, 돈까스, 햄버거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PHW Group
출처: PHW Group

한편, 이번 조사를 진행한 무역관은 한국의 대체육 식품 제조사의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일인들의 식품 소비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독일에서는 대체육 식품중에서도 소시지와 햄과 같은 품목에 수요가 많으므로, 독일인들의 식품 소비 성향을 고려한 대체육 식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독일 대체육 식품 제조사와의 차별성을 위해 대체육 식품에 간장, 고추장소스 등을 활용한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체육 소비 증가와 함께 유기농 식품 시장도 독일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 정부도 친환경 장려 정책을 펼치며 유기농 제품 확대를 꾀하고 있어 미래 전망도 밝다.

코트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고 가정식이 늘어나는 등 생활방식의 변화와 지속 가능성과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증가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독일 연방 식품 농업부 설문조사에 의하면, 독일인들이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과 기후 보호, 동물 보호라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독일인들의 소비 패턴과 식습관을 지속가능하고 생태적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설문 응답자의 약 20%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 이전보다 훨씬 더 자주 요리를 하며, 20%는 지역 농산물을 더 자주 구매하고 유기농 식품 구매 빈도도 15% 더 증가했다고 한다.

현지 유통 관계자는 “유기농 생산은 토양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여 생태계를 보호한다. 유기농 식품이 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주리라는 기대감뿐만 아니라 동물과 환경을 위한 윤리적인 측면도 유기농 제품 구매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독일 유기농 식품 시장의 활발한 성장세를 설명했다.

이러한 요인으로 유기농 식품산업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연방 유기농 식품 산업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독일 유기농 식품 매출액은 전년 122억 6000만 유로에서 약 22% 증가한 149억 9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이런 높은 유기농 식품 수요로 인해 독일은 내수로 충당이 어려운 부분은 수입에 의존한다. 독일 연방 농무부 발표에 따르면, 독일의 유기농업 비중은 2019년 말 9.7%에서 2020년에는 10.3%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독일 자체 수요 충족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관련하여, 2020년 9월에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농지 25% 이상을 유기농업에 사용할 것을 합의하기도 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공공시설 내 식당의 유기농 점유율을 2025년까지 20%로 증가 계획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장려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 연방 식품 농업부가 올해 8월 발표한 식품 산업의 지속 가능성 및 친환경을 위한 조치 프로그램에 따르면, 2025년까지 독일의 모든 공기업 식당, 병원과 요양원 식당, 학교와 유치원 급식에 유기농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커피·차·코코아와 코코아 가공 제품, 바나나는 늦어도 2025년 말까지 지속 가능한 재배와 공정 무역을 통한 제품만 허용한다. 육류는 가능하면 동물 복지를 준수한 목축으로 하고 생선류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어업 또는 양식된 것만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2022년 말까지 공용 식당을 위한 구체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한 지침 사항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식품 농업부 장관은 "연방 정부는 더 많은 유기농, 더 많은 동물 복지와 공정 무역을 추진하여 경제의 롤 모델이 되고자 한다“며 ”더 지속 가능한 친환경과 저렴한 유기농 식품이 모든 사람에게 제공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독일 정부의 의지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독일 전체 식품 시장에서 유기농 식품의 점유율은 6.4%로 아직은 미미한 편이다. 이에 무역관은 유기농 식품은 우리 기업에 독일 수출을 위한 틈새시장으로서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독일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만두, 김치, 불고기 소스, 차, 과자 등 다양한 우리 유기농 식품이 독일 시장에 진출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