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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트렌드] 경기침체·고물가 뚫는 식품 소비 행태는?
[글로벌트렌드] 경기침체·고물가 뚫는 식품 소비 행태는?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5.01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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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에 장기 보관 가능한 식품 찾아 현명한 소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급상승하기 시작한 전 세계 식품 물가가 최근 다소 안정세를 보이긴 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심각한 기후 변화 등으로 상승세는 여전하다. 이에 소비자들도 가격은 저렴하고, 양은 적게, 보관은 긴 식품을 찾으며 시대에 맞는 현명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건강과 편리함, 가치를 중시하는 트렌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KATI가 최근 소개한 경기침체에 따라 변화하는 각국의 식품 소비 동향을 재정리했다.


프랑스


식품 지출 줄이고 가성비 좋은 제품 선호 
포장비 줄인 PB 상품·할인 제품에 관심

경제위기는 유럽과 프랑스에서도 식품 소비 습관을 변화시키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전반적으로 식품소비 지출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고 있다. 또 식재료 낭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소식과 계획적인 요리, 냉동 보관하는 습관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사회 참여 일환으로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로컬 식품을 여전히 찾고 있다.

◇식재료 낭비 최소화

BNP파리바의 경제 연구기관인 옵세르바투아 세텔렘에서 발표한 2024년 지수연구에 따르면 90%의 프랑스인들이 식재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낭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프랑스인들은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를 활용하거나 기존에는 버렸을 남은 음식들을 냉동 보관하는 습관을 들였다. 또 다음 요리를 준비할 때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계획적인 요리습관을 세우기도 한다. 또한 장을 보러 갈 때는 사람들이 몰려 있는 ‘반 식품낭비’ 코너로 가서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

이 외에도 식사량 자체를 줄이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세텔렘 보고서에 따르면, 44%의 프랑스인들이 식품 소비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였으며 41%는 과거보다 적게 먹는다고 밝혔다. 부담스러운 식비 지출이 소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물가 인상으로 식품소비를 줄이거나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위해 버려질뻔한 식료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안티가스피(anti-gaspi·반 식품낭비)’ 코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프랑스에서는 물가 인상으로 식품소비를 줄이거나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위해 버려질뻔한 식료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안티가스피(anti-gaspi·반 식품낭비)’ 코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가성비와 할인 제품

2023년 가성비로 승부하는 식자재 브랜드들은 2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한 반면 고가격대의 유명 브랜드들은 4%의 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이는 현지인들이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저렴한 식품 브랜드를 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포장 비용을 줄여 제품 가격을 내린 PB상품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 취향을 유지하면서도 저렴한 식품을 소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할인 제품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리들과 알디 등 저가형 대형 슈퍼마켓을 이용해 소비를 절약하거나 SNS를 통해 개인들이 할인 정보나 할인 쿠폰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또한 잉여식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어플리케이션 사용이 늘고 있다. 투굿투고(Too good to go)가 대표적인데, 2023년 기준 해당 어플은 신규고객과 파트너 상점들이 30% 증가했으며 25%의 현지인들이 해당 어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파리 등 대도시에서는 이 어플을 사용하기 위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잉여식품을 구입 하루 전에 미리 예약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로컬 식품 좋지만 가격이 걸림돌

다수가 식품 소비를 줄이려 하지만 조금 비싸더라도 로컬 식품을 찾는 발길도 꾸준하다.

예로부터 프랑스에서는 로컬 식품과 계절 식품을 소비하는 방식이 널리 알려져 왔다. 스타티스타의 한 보고서에서도 2023년 기준 절반이 넘는 프랑스인들이 로컬의 계절 식품을 소비하는 것이 사회 참여적인 식품 소비 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또한 2022년에는 프랑스인의 절반 이상이 과거에 비해 로컬 식품과 계절 식품을 더 소비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는 로컬 식품을 소비함으로써 지역 생산자와 자국의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프랑스 특유의 연대감이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세대마다 차이가 있다. 상기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프랑스인 중 60% 이상이 로컬 식품을 선호하는 반면 25세에서 34세 사이에서는 34% 만이 이와 같은 소비 행태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년층이 로컬 식품을 더 선호하는 것은 여유로운 경제적 상황을 구축한 노년층의 소비 행태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현지 식품시장에서 로컬 식품이 차지하는 매출은 소수다. 2022년 슈퍼마켓 매출액 기준 약 3% 만이 로컬 식품 브랜드 판매에서 나타난 게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다수의 프랑스인이 로컬 식품을 선호하지만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2023년 프랑스인의 70%가 자국산 제품은 높은 가격 때문에 원하는 만큼 소비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을 고려했을 때 인플레이션을 만난 로컬 식품시장은 앞으로 좀 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 본


수입 물가·인건비 올라 식품 가격 인상 러시 
주부들 가성비 좋은 건강·편의성 식품에 꽂혀

일본에서는 엔저 및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라 2022년부터 식품 가격 인상 러쉬가 계속되고 있다.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2년에는 2만5768 품목, 2023년에는 3만2396 품목이 평균 14~15%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 4월에도 약 2806개 품목이 가격 인상 또는 예정하고 있다.

자료:일본 제국데이터 뱅크
자료:일본 제국데이터 뱅크

가격 인상은 수입 원료의 가격 상승 요인이 가장 크다. 2023년은 수입 밀가루의 가격 상승이 큰 이유였다면 올해 3월 이후에는 올리브유나 깨, 김, 카카오 등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수입 원료의 작황 부족 요인이 크다. 또 1달러 150엔 전후의 엔저로 인한 수입 비용 상승도 원료 가격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와 물류비 증가도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에서는 경제성을 중심으로 건강성과 편의성을 띠는 소비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데, 일본 식품 전문 언론이 주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도 이들은 가성비 좋은 대용량 제품을 먼저 찾고 있으며 이어서 간편성, 가벼운 사치, 저당 등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찾는다.

즉 식품 가격인상으로 인해 현지 소비자들은 평소 가정 내 소비하는 식품에 대해서는 절약을 확대함과 동시에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건강기능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지닌 제품을 찾는 등 이른바 소비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미 국


식품·외식 비용 줄여…패스트푸드 고전할 듯
저렴한 대체재 선택…‘스토어 브랜드 구매’ 51%

식품 인플레이션은 낮아졌지만 식품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소비자들은 식품과 외식 비용을 우선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저렴한 가격의 패스트푸드가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업체 레비뉴 매니지먼트 솔루션이 지난 2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5만 달러 미만인 저소득층 소비자의 약 25%가 패스트푸드를 덜 먹고 있다고 답했으며, 약 절반은 패스트 캐주얼 및 풀 서비스 식당을 덜 방문한다고 답했다. 이는 재정 압박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식사를 위한 외식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또 가격이 저렴한 대체제 선택도 늘고 있다. 1월 발표한 민텔 조사에서, 지난 6개월 동안 보다 저렴한 식료품 대체재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한 소비자 비율이 47%에 달했으며, 외식을 줄였다고 답한 비율은 47%, 스토어 브랜드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51%에 이르렀다.


태 국


경기 침체 속 가격 안정화 정책…식품 매출 증가
즉석식품 3∼4% 성장 예상에 대체 우유 주목

2023년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식료품의 단가가 안정화된 태국은 정부의 SOC 요금 인하와 식료품 가격 안정화 정책이 뒷받침되면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작년 식품 매출이 증가했다. 또 계란과 생우유, 즉석밥류 등은 전년 대비 가격이 인상됐지만 식용유와 조미료, 신선육류, 야채 등은 오히려 가격이 인하됐다.

그렇지만 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기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대체우유’가 주목받고 있다.

소득이 늘면서 우유와 치즈, 버터 등 유제품 소비가 늘었던 태국에서는 원유 가격 상승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가격이 인상되자 많은 가정이 소비재 제품인 우유의 소비를 먼저 줄이고자 하는 경향이 컸다. 대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대체 우유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체 우유는 식물성 성분에 일반 우유보다 칼로리가 낮고 영양이 풍부해, 유당불내증이 있거나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경계하는 소비자들에게 우유의 대체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격 상승과 함께 엔데믹 이후 외식 활동이 증가하면서 판매량 감소를 보이던 즉석식품은 간편성과 1인 가구의 증가, 유통채널의 확장 등으로 여전히 소비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연평균 3~4%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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