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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식품안전 ‘식품방어(TACCP)’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맞이할 때
[기고] 식품안전 ‘식품방어(TACCP)’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맞이할 때
  • 한상배 원장
  • 승인 2024.05.07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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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이 식품 안보…‘식품방어센서’ 개발 중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지난 2023년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고교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필로폰을 탄 마약 음료를 시음하게 한 일명 ‘마약 음료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사건은 마약 범죄가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현실이라는 위기의식으로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식품을 매개로 하는 마약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테러는 폭발물 등으로 정부 시설, 군사 시설, 상징물과 같은 특정 대상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면, 식품을 매개로 한 테러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이런 식품 테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방지하기 위해서는 식품방어(TACCP:Threat Assessment Critical Control Points) 체재의 도입이 시급하다.

국외에서 식품방어는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11 테러 이후, 식품안전현대화법을 제정하고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면적인 개혁을 일궜다. 미국 식품안전현대화법의 7가지 주요 규칙 중 1가지가 의도적인 오염(Intentional Adulteration) 즉, 식품방어이다. 동 규칙은 대규모 질병이나 인명피해를 초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식품을 오염시키는 집단이나 사람으로부터 식품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 내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식품을 수출하는 외국 소재 식품업체에도 의무적으로 식품방어계획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7년에 발생한 냉동만두 고농도 살충제 혼입 사건 이후, 식품테러에 대비하여 자국 실정에 맞는 ‘식품공장의 인위적인 식품오염 방지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개발하고 배포했다.

또한 영국에서는 2013년 햄버거 소고기 패티의 DNA를 분석한 결과 말고기 DNA 29%가 검출되어 유럽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 사건은 폐사한 말고기를 소고기로 둔갑, 유통시켜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원료를 대체한 사건으로 식품사기 측면에 가깝지만 의도적인 오염과 같은 범주에서 볼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럽에서는 식품의 의도적인 오염으로부터 위협을 예측하고 보호 대책 수립하는데 필요한 도구(PAS96:2017, SSAFE 가이드 등)가 개발되었다.

식약처와 인증원에서는 이와 같은 식품안전 환경변화에 발맞춰 잠재적 식품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 HACCP을 구축하고 있다. 식품에 대한 의도적인 오염에 우리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강점인 IoT 기술 등을 활용한 식품 방어 센서(가칭 Tensor)를 개발하여 식품 제조공정 내 취약점 모니터링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외 회수, 부적합, 판매 중지된 위험정보들을 수집하여 국가별, 유형별, 시기별로 분석하고 식품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식품안전은 곧 식품안보다. 국가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를 공격할 수 있는 취약한 제품은 무엇일까? 국민 다소비 식품, 소재성 식품뿐만 아니라 집단급식에 납품하는 가공품일 것이다. 학교 급식, 군 급식 등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급식 분야를 시작으로 TACCP의 도입은 시기상의 문제일 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TACCP이 기존 HACCP에서 다루지 않는 식품 방어, 식품 사기를 예측하고 적극 대응함으로써 HACCP과 함께 국내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을 보완하고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우리 기업들과의 소통과 협업으로 TACCP이 우리나라 식품 생태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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