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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바이오’ 국내 발효·건기식 부문 취약…육성 시급
‘그린 바이오’ 국내 발효·건기식 부문 취약…육성 시급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7.08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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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식품 속 미생물, 기능성 소재로 활용 가능성
한국형 미생물 무상 공급 생태계 조성 땐 경쟁력 커
마이크로바이옴 검증 저비용 지원 기업에 큰 도움
김치 산업, 그린바이오와 융합 때 지속 가능한 발전
농식품부·aT 주최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 간담회’

농업과 식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으로 그린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산업의 진흥·육성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그린바이오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조2000억 달러로 연평균 6.7%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이 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에서도 바이오 기반 발효, 건기식과 식품첨가물 비중이 72.5%에 달하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역시 그린바이오 산업은 미래 식품산업을 선도할 신성장동력으로 진흥·육성에 한창이다. 현재 국내 그린바이오 시장 규모는 약 5조4000억 원이다. 세계시장의 0.3%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과 상황은 전혀 다르다. 바이오 사료 비중이 56.5%에 달하며, 정작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발효, 건기식은 14.7%에 불과해 진흥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도 정부 주도의 기술개발은 물론 마케팅 지원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중 발효식품의 경우 기후 변화로 매년 자연발효에 한계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한국형 미생물을 보다 쉽게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발효식품 속 함유된 유익한 미생물 자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R&D가 적극적으로 이뤄져 기능성소재로 발전시킨다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4일 농식품부·aT 주최로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 간담회’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은 산업화 촉진, 혁신기술 개발, 인력양성 및 산업생태계 조성 등 전략적 육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농식품부·aT 주최로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 간담회’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은 산업화 촉진, 혁신기술 개발, 인력양성 및 산업생태계 조성 등 전략적 육성을 강조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농식품부·aT 주최로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 간담회’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은 산업화 촉진, 혁신기술 개발, 인력양성 및 산업생태계 조성 등 전략적 육성을 강조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정도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장은 “정부가 그린바이오 산업에 대해 중장기 발전전략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통일성 있게 정책을 펼치고 있어 한국의 그린바이오 산업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특히 기업들은 미생물 등 소재에 대한 중요도와 이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기술적 지원 등 산업 육성 정책마련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진흥원에서 전북 지역 소재 그린바이오 70개 업체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84%가 이같이 응답했으며, 61%는 R&D 차원의 기술지원, 27%는 네트워킹, 생산장비 지원 체계 등 플랫폼 구축 등을 지원책으로 꼽았다.

정 원장은 이러한 기업 니즈를 반영해 정책적으로 그린바이오 소재에 대한 실증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린바이오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적용 확대가 요구된다는 것인데, 정 원장은 “발효 식품 분야는 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자연발효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별 우점균주와 산업적으로 우수한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특성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지역별 맞춤형 미생물 실증 지원사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국형 미생물을 보다 쉽게 기업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된다. 그는 “기업체에게 연구용 미생물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산업적 특성 조사 등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준다면 미생물 관련 글로벌 경쟁력은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식품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한 유통기한 연장 방안 마련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한 기능성 검증을 저비용으로 지원한다면 기업체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효식품의 핵심인 김치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지원·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정성 대상 김치글로벌사업 종가RPD 부문장은 공급망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성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문장은 “기후변화에 의한 배추수급 불안정 및 고랭지 재배면적 축소, 농촌 생산인구 감소 등이 문제되고 있으며, 국산 농산물 가격상승 및 부산물 폐기비용과 환경오염 발생으로 김치산업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국내 김치 소비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선 일본, 중국 등이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이러한 근본적인 난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김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농업생명자원에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한 그린바이오산업이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해 디지털 기술농업으로 종자개발 및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소재와 기능성 물질 개발을 통해 김치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하연 봉우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김치는 역사성, 문화성, 건강성을 토대로 경제성을 가진 대한민국 국가대표 식품이다. 수세기 동안 전통을 가진 발효식품이며, 문화적으로는 K-푸드를 대표하는 대한민국문화홍보대사로서 활약하는 한편 건강적으로는 프로바이오틱스 제공으로 세계인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이러한 가치를 토대로 한국의 주요한 수출 식품으로서 경제적 가치와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김치가 함유하고 있는 유산균 등 발효산물을 비롯해 발효과정 속 생성되는 효소 등 생물적 자원을 활용한 김치산업과 그린바이오산업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정부 차원의 기술개발 및 연구지원은 물론 다양한 고객지향 신제품의 개발과 초기 시장 진입을 돕는 인증 지원, 물류 개선,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의 구축이 필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식품의 전통과 문화적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인구감소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로 김치를 이용한 식품산업을 발전시켜 수출을 통한 성장기회를 모색한다면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품 산업 선진화 기반…올해 관련 법률 제정키로 
소재 양산에 장류 황국균 등 1000여 종 연구 지원 
농식품부 2027년까지 시장 10조-수출 5조 원 목표
기후 변화 자연 발효에 영향…해결 방안 마련해야

이정민 농경연 박사(부연구위원)는 그린바이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각차이가 큰 기업체와 농가의 상호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그린바이오 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린바이오 소재용 농축산물 생산액은 감소하고 있다. 그린바이오 산업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농업계로 적절히 환류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계와 농업계간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인데, 기업은 균등한 성분의 바이오소재용 농산물의 대량 구입에 관심이 있는 반면 농가는 안정적인 생산 및 매출 기반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들 사이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결방안으로 이 박사는 대량생산체계를 갖춘 클러스터 지정이 필요하고, 균일 품질의 안정적인 그린바이오용 농산물 생산관리 체계가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역 내 협력적 거버넌스와 기업의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그린바이오 농업과 기업간 상생협력 플랫폼 구축은 물론 바이오소재 발굴, 효능 검증, 원료생산체계, 기업과 연계 방안 등 중장기 로드맵 구축을 통한 지속적인 지원방안 수립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박사의 주장이다.

간담회 좌장을 맡은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 안보 문제가 각 국가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그린바이오 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갈수록 어려움을 겪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부 주도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은 미생물까지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연구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우 균주 제공 및 검사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융합이 필요하다. 독자적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관련된 분야와 산업 모두를 수용해야 한다. 특히 현장에 있는 수요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하고, 정부는 수요자가 발굴하고 제안하는 목소리에 대해 수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바이오 기반 농식품 ‘New 벨류 체인’ 육성을 비전으로 한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추진하며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시장 10조 원으로 확대, 그린바이오 글로벌 및 유니콘 기업 15개 육성, 5조 원 수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2020년 산업 기반조성, 기업지원, 생태계 조성 및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메디푸드 신육종, 동물용 의약품, 기타생명소재(곤충 등) 5대 분야 육성 추진 등을 핵심으로 담은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그린바이오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김기연 농식품부 그린바이오산업팀장은 “그린바이오는 기업의 혁신성장 지원, 생태계 참여자의 연계 강화, 제도적 기반 마련 등 고도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 전략은 크게 △그린바이오 산업화 촉진 △혁신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그린바이오 산업 생태계 조성이다. 우선 올해 210억 원 규모의 신생기업을 위한 그린바이오 전용 펀드 조성 및 투자를 확대하고, 그린바이오 6대 분야(종자, 미생물, 동물용의약품, 곤충, 천연물, 식품소재) 중심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그린바이오 소재 대량 공급을 위한 첨단 농장 및 파운드리를 육성한다.

특히 12대 핵심기술 분야 R&D를 확대하고, 연구·산업·서비스 등 분야별 융합인력을 양성한다. 또 국내외 시장규모, 산업동향 전망, 소비트렌드 등을 조사하고 분기별로 기업 등에 정보를 제공하고, 그린바이오 규제혁신 등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 품목을 발굴하고 제품의 검증, 인허가 및 마케팅 지원 정책 추진을 통해 수출기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 516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그린바이오 산업의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기능성 작물에서 얻어지는 그린바이오 소재는 대량생산체계가 갖춰 있지 않아 기업들의 안정적 원료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각 지자체와 손잡고 대량생산체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발효식품인 장류에는 유익한 미생물인 고초균, 황국균, 유산균, 효모 등 1000종 이상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첨단기술을 접목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련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농식품부는 농업과 식품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 그린바이오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춘진 aT 사장은 “지금은 변환경제의 시대다. 식품의 경우 특히 부산물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다른 원료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그린바이오 산업이라고 본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그린바이오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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