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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넘긴 ‘원유가 협상’ 테이블에 누구 없소!
시한 넘긴 ‘원유가 협상’ 테이블에 누구 없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7.13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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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별 차등 가격제 등 맞물려 ‘가격조정협상위’ 조차 구성 안 돼
유가공 업계 “제도 개편 없는 가격 협상 무의미
소비·출산율 감소에 시장 개방…이대론 안 돼”
낙농 “FTA로 생존 위기”…생산비연동제 고수
130일째 장외 투쟁 …충남지회 이어 전국 확대

원유 가격 협상이 또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매해 반복되는 일이지만 작년부터 현행 원유 쿼터제와 생산비 연동제 등 낙농제도 개편과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작업에 착수하는 등 개선 노력이 이어졌기에 반복되는 협상 갈등에 업계의 피로감이 늘고 있다.

현재 내년도 우유 원유 가격 결정을 위한 정부-낙농업계-유가공업계의 협상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유업계는 생산비연동제 등 현행 원유 가격 결정 제도에 우려를 표하며 협상 거부에 나선 가운데 낙농가는 원유 납품 거부까지 불사,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우유 생산비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리터당 843원으로 원유 기본 가격 산출식에 따르면 올해 1리터당 인상폭은 47~58원이다. 낙농진흥회의 ‘원유생산 및 공급규정’에 따르면 지난 5월 24일 통계청의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원칙대로라면 지난달 24일까지 협상을 완료해야 했다.

하지만 낙농업계와 유업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구성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협상위는 낙농가단체 1명, 유가공업체 3명, 학계 1명으로 구성되는 낙농진흥회의 규정에 따라 낙농가단체 측은 협상위원을 추천한 상태지만, 유업체 측인 유가공협회는 낙농제도 개편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낙농제도 개편 없이 가격 협상이 이뤄진다면 더 이상의 개선 가능성은 사라진다는 것.

△매년 원유가 갈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원유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 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다. 유업계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나섰으며 낙농업계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에 반발하며 투쟁 중이다.(사진=식품음료신문 DB)
△매년 원유가 갈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원유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 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다. 유업계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나섰으며 낙농업계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에 반발하며 투쟁 중이다.(사진=식품음료신문 DB)

현재 유업계는 현행 생산비연동제를 폐지하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자는 주장하고 나섰다. 값싼 수입 유가공 제품과 경쟁하려면 정부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이유다. 용도별 차등 가격제는 원유를 흰우유를 만드는 음용유와 치즈버터 등을 만드는 가공유로 이원화해 가격을 차등적용하는 것이다. 국내 유제품이 수입산과 가격경쟁에 뒤처지는 점을 감안해 음용유는 가격을 유지하고 가공유 가격은 낮춰 부담을 줄이는 등 용도별로 물량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유가공협회는 작년 원유가격 협상도 낙농제도 개선을 전제로 원유가 인상으로 협조했으나 올해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고 낙농가가 작년부터 위원회를 통해 마련해온 정부 개선안의 모든 사항을 거부하며 자신들의 이익만 고수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의견을 전했다.

유가공협회 관계자는 “낙농가들을 위한 생산비연동제를 보존하기 위해 유업체들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 작년보다 올해 원유 생산량이 줄긴 했지만 평년과 달리 올 여름엔 원유 비수기임에도 원유가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소비량이 크게 변하고 있다. 앞으로 출산률이 감소하고 해외시장이 개방되면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시류의 변화에도 낙농가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 유업계에선 이번에도 낙농업계의 뜻대로 진행되면 앞으로 낙농제도 개선의 희망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를 통한 원유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후 가격 결정을 위한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은 원유가격은 현상유지될 수밖에 없다. 조합을 중심으로 원유가격을 별도로 정할 수도 있겠지만 현 물가 상승세에 원유가 인상으로 소비자부담을 키우는 것은 큰 부담이 돼 결국엔 가격 협상 없이는 원유가는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낙농진흥회의 원유는 전체의 25%가량을 차지하며, 대부분의 낙농가가 낙농진흥회의 기본가격을 준용해 전체 원유가격이 결정된다.

한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정부와 유가공업계의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안에 반발하며 133일째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투쟁을 이달 충남도지회로 확대, 내달에는 전라도지회 등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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