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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업계, 오렌지 원액 수급 해결책 마련 안간힘
음료업계, 오렌지 원액 수급 해결책 마련 안간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5.14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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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브라질 작황 타격…원액 가격 3달러 중후반 급등 3년 새 3배 상승
수급 불안정으로 유럽·남미산 등 혼합 사용
원화 환율 상승까지…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
원가 부담 땐 가격 인상·생산 중단 나올 듯

세계적인 오렌지 작황 부진에 따라 오렌지 주스 원액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음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선 다수 음료업체들이 오렌즈 주스 판매 중단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음료업계는 당장 판매를 멈추거나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면서도 원가 부담이 가중돼 고심하는 모습이다.

△브라질, 미국 등 세계적인 오렌지 산지의 작황 부진에 따라 주스 원액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음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브라질과 미국산에 집중돼 있던 제품 원산지를 스페인 등 유럽·남미산으로 확대해 혼합 제품을 생산 중이나 이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브라질, 미국 등 세계적인 오렌지 산지의 작황 부진에 따라 주스 원액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음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브라질과 미국산에 집중돼 있던 제품 원산지를 스페인 등 유럽·남미산으로 확대해 혼합 제품을 생산 중이나 이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상 기후로 2021년부터 오렌지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의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작년 폭우와 허리케인, 감귤 녹화병 등이 브라질과 미국에 확산하면서 작황에 타격을 받았고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새로 심은 오렌지 나무가 성목으로 열매를 맺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렌지 원액 가격 상승세가 수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오렌지주스 원액 가격은 2021년 파운드당 1.23달러(2021년 3월 7일 파운드당 1.15$)에서 2022년 1.75달러(2022년 5월 기준 파운드당 1.77 달러), 이어 2023년에는 3.01달러로 올라 작년 사상 처음 3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도 평균 3달러 중후반대로 현재 3.55달러(6일 기준 3.72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3년새 3배, 2년새 2배 가량 오른 수준이다.

이에 일본에선 많은 업체들이 오렌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주스 생산 및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일본농업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유키지루시메구밀크의 '돌(Dole) 오렌지 100%'는 4월 초부터, 아사히 음료의 '바야리스 오렌지'도 작년 12월 출하분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모리나가유업은 '선키스트 100% 오렌지'의 가격을 내달부터 종전 120엔에서 130엔으로 인상하고 과즙 원료가 소진되면 판매를 중지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일본 재무부 무역통계에 따르면 3월 수입 오렌지 원액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9% 오른 리터당 620엔(5450원)으로 5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엔화 약세 영향과 코로나19 사태 진정으로 국내 수요가 높아지는 점도 겹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음료업계는 판매 중단이나 가격 인상 대신 다른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일전에는 오렌지과즙 비율을 낮춰 조정하는 방법으로 원가 절감을 추진했으나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뭇매를 맞는 일도 있었다. 대신 업계는 작황이 악화된 브라질과 미국산에 집중돼 있던 제품 원산지를 스페인 등 유럽·남미산으로 확대해 혼합 제품을 생산 중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오렌지’와 한국코카콜라의 ‘미닛메이드 오렌지’는 스페인산 오렌지만을 사용하고, 빙그레의 ‘따옴’은 미국산과 스페인산의 배합으로 사용했으나 수급 불안정으로 작년 9월 말부터 스페인산만으로 제조 중이다. 웅진식품의 ‘자연은’은 각각 미국, 이스라엘산 등을 혼합해 사용했으나 현재 ‘오렌지 100’ 제품의 경우 스페인산만으로 제조한다. 서울우유는 ‘아침에주스 오렌지’에 미국 플로리다산 오렌지만 사용해 왔지만 작년부터 미국산과 브라질산, 스페인산 오렌지를 혼합 사용해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산 오렌지 농축액 사용에도 곧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유럽·남미산 오렌지 주스 원액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브라질, 미국, 스페인산 등을 혼합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용하는데 작황 악화가 이어지며 최근 스페인산 비중을 높이게 됐다”며 “통상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오렌지 주스 원액 수입 계약을 맺는데, 계약이 끝난 뒤 급등한 가격으로 재계약해야 하는 상황에 브라질에 이어 유럽산 가격도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환율 이슈까지 겹쳐 오렌지 주스를 판매하면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구체적으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곧 오렌지 주스 생산을 중단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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