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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4차 한류…K-푸드, MZ 넘어 전세대로 확산
일본에 4차 한류…K-푸드, MZ 넘어 전세대로 확산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6.2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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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중 1명 한국 요리 한 달에 1번 이상 섭취…여성에겐 이탈리아 요리 이어 2위
농심 ‘신라면’ 전연령대 매출 20위권에…20대는 불닭·오뚜기 사리면도 즐겨
불고기 피자·로제 파스타·치즈닭갈비·소떡소떡·잡채 등 인기
‘10원 빵’ 등 디저트 주목…김밥·달고나커피·뚱카롱 등 판매
식당엔 겹살·육포 유행…술집 체인점, 한국 여행 분위기 제공
바이어 새로운 식음료·스낵·젤리 등 추천…SNS 홍보 효과

최근 4차 한류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한국의 음식과 식문화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이제는 한국 음식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 중 하나가 될 만큼 한국풍이 유행하고 있다.

4차 한류는 코로나19 이후 OTT 등을 통해 일본 MZ세대인 20~30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것으로 식품과 콘텐츠, 뷰티 등 K-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즐기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일본의 젊은 층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식품과 식문화를 접하고 있으며 이를 최대한 한국 본토의 맛 그대로 맛보고 즐기길 원하고 있다.

K-푸드의 이러한 호감과 인기는 MZ세대를 넘어서 전 세대로 퍼지고 있다. 나비토가 20대부터 8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웹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766명이 한국 요리를 좋아한다고 답했으며, 한국 요리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먹는다는 비율은 전체의 55.8%에 달했다. 일본능률협회 종합연구소의 식탁 트렌드 조사에서도 20~79세 여성 중 한국 요리를 먹어본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72.8%로, 이탈리아 요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김밥, 전, 나물, 불고기 등의 섭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나비토, KOTRA 도쿄무역관 정리
자료 : 나비토, KOTRA 도쿄무역관 정리

이처럼 일본에서 한국 식품의 침투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음식를 맛보려면 주로 코리아타운을 방문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동네 음식점, 편의점, 가정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접근성도 크게 향상됐다. 다음은 코트라 도쿄무역관이 전하는 일본 현지의 4차 한류 모습이다.

신라면, 인스턴트 봉지라면 1위

최근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 라면의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닛케이 트렌드가 2023년 12월에서 2024년 2월까지 일본의 인스턴트 봉지라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 연령대 매출에서는 농심 신라면이 한국 라면으로 유일하게 상위 20위권 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소비자 연령을 20대로 한정했을 때는 신라면 3봉지와 1봉지가 각각 1‧2위를 차지하며 산요식품의 삿포로 이치방 라멘을 제쳤다. 이외에도 삼양의 불닭볶음면 시리즈(7‧9‧15위)와 오뚜기 사리면(16위) 등 총 6개의 한국 제품이 20대 기준 매출액 상위 20위권 안에 포함됐다.

● 주목받는 한국식 디저트

일본 리크루트 정보지 핫페퍼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한국 길거리 음식 ‘10원 빵’이 일본에서도 ‘10엔 빵’이란 이름으로 크게 인기를 얻으며 2023년 일본 20~30대 유행 음식 1위로 꼽힌 바 있다. 또한 크룽지와 약과, 츄러스, 한국식 핫도그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해 한국에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저트 트렌드를 일본 젊은 층들 역시 주목하며 일본 현지에서 그대로 맛보고 즐기려 하고 있다. 일본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 지역 카페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포착해 한국에서 핫한 디저트를 발 빠르게 메뉴로 출시하고 있다.

● 한국풍 '~겹살' '~육회'

최근 일본 식당에 가면 메뉴명에 '겹살'이 붙어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겹살'을 붙이는 것은 삼겹살에서 유래한 것으로, 구워서 쌈 채소에 싸 먹는 요리에는 대부분 ‘겹살’을 붙이는 식이다. 닭고기를 삼겹살처럼 구워 먹으면 ‘토리(닭)겹살’, 새우면 ‘에비(새우)겹살’, 양고기면 ‘라무(양)겹살’, 샤브샤브를 상추로 싸서 먹는 것은 ‘샤브겹살’ 등의 메뉴가 되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육회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해, 생으로 채 썰어 먹거나 무쳐서 먹는 음식 이름 뒤에 '육회'를 붙이고 있다. '아보카도 육회' '두부 육회' '참치 육회' 등 다양하게 활용한다.

이러한 4차 한류 붐은 편의점과 체인점까지 확대돼 '한국 페어'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 편의점과 음식점에서는 각각 평균 1개월, 2~3개월 동안 한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공식 사이트에는 종료일을 명시하지 않지만 이벤트가 종료되면 바로 다음 이벤트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연중 내내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데, 특히 반응이 좋은 이벤트는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 편의점과 음식점의 한국 페어 이벤트는 대부분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4차 한류 영향으로 한국풍이 크게 유행하면서 K-푸드 확산은 물론 '한국'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현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추천! 한국 구루메 대집합’ 모습. (사진=코트라 도쿄무역관)
△최근 일본에서는 4차 한류 영향으로 한국풍이 크게 유행하면서 K-푸드 확산은 물론 '한국'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현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추천! 한국 구루메 대집합’ 모습. (사진=코트라 도쿄무역관)

● 편의점, 김밥부터 달고나 커피까지

일본 편의점의 ‘한국 페어’는 김밥, 주먹밥, 덮밥 등 간편식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중에서 김밥과 주먹밥은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해 고유명사로 소개되고 있다. 또 도시락 메뉴와 함께 다양한 디저트류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 꽈배기와 크룽지, 뚱카롱, 달고나 커피 등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디저트들이 포함돼 있어 MZ세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이 제품들은 일본 현지에서 제조돼 일본인의 취향에 맞게 조금씩 변형된 레시피로 제공된다. 가격은 주먹밥과 김밥류가 130엔부터 360엔, 도시락이 500엔부터 650엔, 반찬류는 200엔부터 390엔, 디저트류는 170엔부터 280엔에 이른다.

● 한국식 요소 강조하는 체인점

체인점들은 한국 드라마의 ‘술집’과 ‘포장마차’를 콘셉트로 네온사인을 주된 이미지로 채택했다. 포차는 일본 최대 레시피 공유 사이트 쿡패드가 ‘2023 식품트렌드 예측’ 보고서에서 유행할 식품 키워드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는데, 엔저 현상으로 인한 해외여행 기피 추세 속에서 포차는 한국을 여행하는 기분을 제공하며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포차의 인기는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네오이자카야(신형 이자카야)의 추세와 일치한다. 네오이자카야는 레트로와 모던을 결합한 콘셉트로, 화려한 네온사인과 인테리어, 독특한 색감과 토핑을 강조한 식품 및 음료가 특징이다. 매장의 내부는 물론 음식까지 포토존으로 꾸며져 있어 SNS를 통한 확산에 힘입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깃집 체인점에서는 주력 메뉴인 고기뿐만 아니라 사이드 메뉴, 디저트, 주류에도 한국적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사이드 메뉴로는 각 체인점에서 치즈를 활용한 치즈볼과 치즈퐁듀가 주요하게 다루어진다. 예를 들면, 쥬쥬갈비가 한국 페어 제1탄 기간인 2023년 6월 23일부터 7월 10일까지의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기 메뉴를 발표한 바 있는데, 고구마 치즈볼이 1위, 김치치즈김밥이 2위, 뿌링클 회오리감자가 3위, 김말이가 4위, 뿌링클 감자튀김이 5위를 차지했다.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치즈를 사용한 메뉴와 맵지 않은 메뉴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피자헛과 텐포는 불고기피자, 치즈닭갈비 피자, 양념치킨 피자, 로제크림 피자, 주꾸미 피자 등 한국 음식을 접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카페 벨로체는 불고기 샌드, 닭갈비 피자, 로제 파스타 등 식사 메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프론트의 킷사카바 점포에서는 저녁 시간대 바 형태로 운영하며 한국 술집 콘셉트의 막걸리사워, 치즈닭갈비, 치즈볼, 소떡소떡, 전, 잡채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무역관은 일본에서의 4차 한류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일본 진출을 위해서는 한류를 활용해 SNS 등을 통한 새로운 제품과 식문화를 제안하는 마케팅 방식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X(구 트위터)도 유력 SNS 플랫폼 중 하나이며, SNS상 '구치코미(고객 리뷰)'를 활용해 구매를 촉진하는 리뷰마케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물가 현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한국의 가성비를 뜻하는 '코스파가 좋다'라는 리뷰를 많이 참고하는 편이며, '한국풍, 한국에서 유명하다, 유행 중이다'라는 리뷰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관련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 페어' 홍보 포스터에 한글을 사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현지 유통관계자는 “제품 패키지를 현지화하지 않고 일부러 한글 표기를 그대로 남기며 뒤에 라벨만 부착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매업체가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무역관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아직 일본에 상륙하지 않은 참신한 스낵, 젤리류, 디저트류, 새로운 유형의 식음료, 주류, 식당 메뉴, 건강식, 서플리먼트 등 SNS 시대에 걸맞은 식품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했다. 현지 바이어도 "한국에서 SNS 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나 아직 일본에 상륙하지 않은 소주, 발효주, 맥주 등 신규 식품 도입에도 관심이 많다"라며 "일본 바이어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지 마케팅도 함께 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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