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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경험’ 차별화로 승부하는 일본 식품업계
‘소비자 경험’ 차별화로 승부하는 일본 식품업계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7.05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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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통해 제품·서비스 판단…기술 평준화 상황서 가치·경쟁력 제고
맥도날드 ‘사무라이 맥 버거’ 두꺼운 패티·특제 소스
1년 8개월간 1억 개 팔려…한정 판매서 정식 출시
저가 발포주는 고급화…아사히 ‘레몬사워’ 2배 가격
선호도 높은 레몬 맛에 슬라이스 떠올라…품절 사태

10여 년 전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다가올 시대를 상품이 아닌 사람 중심의 ‘경험’이 움직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닌 본래의 기능에다 고객 경험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도 누군가의 경험을 통해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판단하는 시대가 되었다. 즉 과거보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제품의 기술적 요소가 평준화되면서 고객들은 제품 선택 시 경험을 더 신뢰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도 자신들만의 가치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의 기본 품질은 확실히 가져가면서도 고객들이 새롭고 차별화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일본 식품업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코트라 나고야무역관에 따르면, 차별화된 경험을 누리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 경험에 집중한 상품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급화 전략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맥도날드다. 일본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라고 하면 맥도날드를 꼽을 수 있다. 점심시간 한정으로 600엔 대로 제공되는 특가 세트 등에 힘입어 남녀노소에게 인기인 브랜드이다. 일본 맥도날드에서는 2021년을 기점으로 고객 경험 강화를 목표로 고급 제품을 필두로 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사했다. 그 중심에는 프리미엄 버거인 사무라이 맥 제품군이 있다.

해당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두꺼운 고기패티를 제공하고, 특제 소스를 사용해 차별화를 이끌어냈다. 2020년 한정 판매로 출시했으나 고객 반응이 좋아 2021년 4월부터 정식 제품군으로 출시됐다.

일본 맥도날드에 따르면, 점심 특가로 제공된 세트는 2022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2년간 누적 판매량이 1억 세트였던 반면 사무라이 맥은 22년 7월부터 24년 2월까지 1년 8개월간 누적 판매량이 1억 개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무역관이 방문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고객은 "맥도날드는 매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새로운 제품을 맛보는 재미로도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사무라이 맥 제품군은 기존 제품에서는 맛볼 수 없는 두꺼운 고기패티의 식감이 좋아 방문할 때 간간이 주문한다"라고 새로운 소비 경험을 추구하는 이유를 밝혔다.

또 현지 언론이 일본 맥도날드 관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맛을 중시하는 분들도 만족하는 햄버거를 목표로 했으며, 단품으로 600엔이 넘는 상품임에도 누적 판매량이 증가하는 속도가 타제품보다 빠르다”라고 전하면서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이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햄버거 시장에서 소비자 경험 강화 추세는 일본 맥도날드만이 아니다. 모스버거는 일본산 소고기와 홋카이도 우유로 만든 치즈를 활용한 버거를 690엔에 출시했다. 일본 웬디스 또한 도쿄와 오사카 지역에 한해 기간 한정으로 단품 가격 2090엔에 달하는 버거를 판매하는 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을 추가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찾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며 자신들만의 가치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소비자 경험을 중시한 맥도날드 버거(왼쪽)와 아사히 미래의 레몬사워 제품.
△최근 일본 기업들은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찾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며 자신들만의 가치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소비자 경험을 중시한 맥도날드 버거(왼쪽)와 아사히 미래의 레몬사워 제품.

고급화 전략은 저렴한 주류인 발포주에도 잘 나타난다.

통상적으로 제품 평균 가격이 150엔 전후로 설정된 발포주 시장에서 아사히그룹은 약 2배 가격에 달하는 298엔으로 신제품 '미래의 레몬사워'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제품과 다른 형태로 개봉되며, 개봉 후에는 침전된 원형의 레몬 슬라이스가 떠오르는 등 타제품과 차별화를 이뤄냈다.

일본에서 발포주는 가볍고 저렴하게 즐기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아사히의 주력 맥주 제품과 비교해도 가격이 높은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레몬 맛 발포주 제품을 겨냥해 고급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지 유통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이 높아 재고 문의가 있을 정도”라며 고객 경험을 강화한 제품을 통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아사히가 제품 홍보를 위해 개설한 체험 점포에서는 인공 근육을 탑재한 로봇이 제품을 서빙하고, 고객 희망 시 로봇과 건배도 할 수 있는 특별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사히 관계자는 “유일무이한 가치로 평범함을 피하고, 기존 발포주 제품의 틀을 넘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해당 제품은 도쿄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에서 수량 한정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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