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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기후에 식품산업의 대응
[칼럼] 이상기후에 식품산업의 대응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4.07.15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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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자원 생산에 어려움…국가적 중장기 대책 수립을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는 지난달,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등 8월에 닥칠 무더위가 이어졌다. 기후변화가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구의 기후변화는 우리 삶 자체를 위협하고 절대 필요한 식량 생산까지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수천 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왔던 식물과 동물, 어류까지 자기가 뿌리내린 장소에서 더 이상 살기 어렵게 되어 대이동을 하고 있다. 사과 생산 중심지였던 대구는 더 이상 최적지의 자리를 내놓고 강원도 산간에 사과 과수원이 생기고 있다. 열대작물인 바나나, 파인애플이 내륙에서도 재배된다. 아직 우리의 주식인 쌀의 재배지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으나 추위에 약한 보리나 밀 등 맥류 작물은 남쪽을 떠나 더 북쪽으로 재배지를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환경과 온도 변화는 우리 식량자원, 주식뿐만 아니라 부재료의 생산 여건을 급격 변화시키고 있다. 자연에서만 생산이 가능한 이들 농‧축‧수산물을 근간으로 한 식품산업은 이런 기후변화와 식량자원의 생산 여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주식인 곡류의 생산 여건의 변화와 함께 부식인 채소류 또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우리 식탁의 중심에 있는 김치는 배추나 고추, 양념 등의 생산이 장마와 침수, 온도 변화로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품질 열화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잦은 홍수나 가뭄은 우리 주곡 생산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간생존에 기본인 식량자원의 확보는 국방과 함께 국가의 최대 과제인데, 이런 지구적인 재앙에 식량안보를 걱정하는 정부나 관련 분야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어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선 범국가적으로 중장기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국가는 국토방위와 함께 국민의 건강을 보살피고 여기에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충분한 식량과 식재료를 공급해야 할 절대적인 의무가 있다. 과연 이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같은 범세계적인 재앙은 관련 산‧학‧연, 국가기관의 연합된 대응 방안이 수립되어 실기하지 않도록 수행해야 할 절박성이 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생각해보면, 인간에게 필요한 5대 영양소의 공급방안에서 탄수화물, 즉 전분 자원은 곡물과 서류가 중심이 되겠고 이들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육종이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재해에 대응한 품종육종은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이들 주곡과 함께 기본이 되는 식재료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근래 커피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관련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도 기후변화로 생산 여건이 나빠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변화는 이들 품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생산 여건도 만만치 않다. 고랭지 배추의 재배 여건도 온도 변화와 폭우 등으로 생산량의 진폭이 심하고 심지어 고랭지의 기온 상승은 근본적으로 재배지역의 적부를 재검토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런 환경과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육종은 시급히 수행해야 할 국가적 과정이다.

탄수화물 못지않게 중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은 국내 주 공급원으로 육류와 두류가 있으나 모두가 충분하지 않고 주 공급원인 가축의 사료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등 단백질원의 부족은 국가적 어려운 과제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생물을 이용한 양질의 단백질 생산도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하여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의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은 효모에 젖소에서 우유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이식하여 배양하는 방법으로 우유 생산 길을 열고 있다. 단백질원을 육류나 두류에서 얻은 기존의 방법에서 새로운 기술 영역으로 전환이 필요한 한 예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그린바이오텍 기술을 식품 자원생산에 이용하는 한 예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첨단과학 기술을 식품 자원생산에 적용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필요한 식량자원 생산을 성분별로 필요에 따른 중장기 생산계획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는 넓은 농지가 절대 필요한 곡류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팜은 피할 수 없는 식재료의 생산방법이 될 것이고 이들의 운용과 생산기술의 개발은 우리 식품 자원공급과 산업의 생사를 가를 기술이 될 것이다.

또한 생산된 식량자원의 최대한 활용하는 기술은 간과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생산된 식량자원의 30%가 수확, 유통, 소비 중 폐기되고 있는 현실은 시급히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단 생산된 식품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생산 못지않게 중요하고 관련 분야의 협동 연구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이 분야에 식품산업계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

범국가적으로 기후변화대응, 식량자원 확보 및 대체 수단 발굴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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