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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논단] 고령화 시대 대비한 포스트 당류 저감 정책 제안
[식품논단] 고령화 시대 대비한 포스트 당류 저감 정책 제안
  • 임용훈
  • 승인 2024.08.19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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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류 저감 정책 성과…고령화로 당뇨 유병률은 증가
당류로 전환되는 당질 섭취 줄이고 식이섬유 늘려야

[ 문제 제기 ]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합계출산율이 2023년 0.72명에서 2024년에는 0.7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올해 말 초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 전체의 20% 이상)에 진입하고 205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국민건강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관련 의료비 및 정부 보건복지 지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해 국민건강 증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범국가적인 영양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용훈(중앙대학교 대학원 식품안전규제과학과)
△임용훈(중앙대학교 대학원 식품안전규제과학과)

식약처에서는 2009년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시행과 2016년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 2020년 설탕 무첨가, 무가당 기준 신설 등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그동안 펼쳐왔다.

2016년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가공식품을 통한 첨가당 섭취 비율이 매년 증가하여, 전체 섭취 1일 총열량 대비 당류 섭취 비율이 2013년에는 WHO 권고 수준인 10%를 넘었다. 하지만 2024년 식약처의 나트륨, 당류 섭취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이후 2017년, 2018년까지 매년 감소해 당류 저감 정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2011~2021년 당뇨병 유병률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하기 때문이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당뇨병 유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류 섭취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식약처에서 올해 5월 발표한 나트륨, 당류 섭취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여자 기준으로 전체 섭취 1일 총열량 대비 당류 섭취 비율이 6~11세 10.3%, 12~18세 10.9%, 19~29세 10.5%로 WHO 권고 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30~49세는 7.7%, 50~64세는 6.4%, 65세 이상은 5.2%로 나이가 들수록 당류 섭취 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단 음식을 적게 먹는 대신 짠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 이는 짠맛에 대한 미각 역치는 크게 증가하는 반면 단맛에 대한 미각 역치는 덜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령층의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당류뿐만 아니라 소화되어 쉽게 당류로 전환되는 당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반면 식이섬유 섭취는 늘려야 한다.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중성지방 감소와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 2020년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7만 335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영양소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약 67%, 지방 약 17%, 단백질 약 14%로 나타났다. 또 사망률이 가장 낮은 비율은 탄수화물 50~60%, 지방 30~40%, 단백질 20~30%로 분석됐다. 즉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더 적게, 지방과 단백질은 더 많이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국민영양통계에 의하면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지방의 섭취는 줄고 탄수화물 섭취 비중은 증가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19~29세는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50%만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했으나, 65세 이상이 되면 65%를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한다. 반면 당류에 의한 에너지 섭취량은 19~29세는 12%, 65세 이상은 13%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외에도 2013~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식이섬유 섭취량은 성인 남성 26.1g, 여성 22.8g이다. 또 전체 연령을 대상으로 볼 때 충분 섭취량 미만으로 섭취하는 사람의 비율은 67.0%로 3명 중 2명이 식이섬유를 부족하게 섭취하는 상태였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당질 섭취를 줄이고 건강에 좋은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트렌드가 이미 형성되어 있으며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1차 당류 저감 정책에 이어 향후에는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당류+당질’을 저감화하는 포스트 당류 저감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저출산 및 초고령사회라는 풍파가 닥쳐올 우리나라의 미래를 맞이하여 이러한 정책들이 준비되고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칼럼은 중앙대학교 식품안전규제과학과 및 식품생명공학과 대학원생들이 번갈아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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