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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수출과 현지 제조 확대의 영향은?-김태민 변호사의 푸드테크와 산업 톡톡(12)
식품 수출과 현지 제조 확대의 영향은?-김태민 변호사의 푸드테크와 산업 톡톡(12)
  • 김태민 변호사
  • 승인 2024.06.10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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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자원 부족·인력 확보 어려움에 해외 생산 유리
이물 등 제도적 역차별 한몫…과도한 규제 개선 시급
△김태민 변호사(식품위생법률연구소)
△김태민 변호사(식품위생법률연구소)

한반도에 우리 민족이 정착한 이래 가장 편안하고 걱정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한 역사학자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식품업계로 보자면 유사 이래 대한민국 식품산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시에 가장 인정받고 있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모 식품회사의 라면을 선물로 받은 아이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30% 상승하는 등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현지 투자를 통해 글로벌 확장을 꾀한 각 식품회사의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초창기 투자를 걱정하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식품이 북미와 유럽, 동남아까지 전 세계인이 먹고 싶어 하고, 관심이 넘치는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밝은 미래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업의 이윤만큼 국내 생산 요소의 부족으로 인해 해외 현지 생산 확대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정부가 생활필수품에 대한 해외직구를 제재하려다가 큰 물의를 빚고 사죄하면서 철회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상품 구매가 단순히 제품의 생산원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세금과 국가 간의 이동에 필요한 물류비용 등 다양한 조건으로 변할 수 있다.

같은 TV나 휴대폰도 어느 나라에서 판매되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실제로 이런 이유로 주세가 낮은 일본 여행객들이 양주 1병만 사와도 항공료가 남는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물가 상승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소비자들도 점점 저렴한 제품을 찾아 움직인다.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직구 쇼핑몰이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진출 기업의 성공과 현지 생산을 기쁘게만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수도권 기업조차 생산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고, 전쟁 등으로 인한 원료비 상승, 최저시급 인상 등 국내 생산이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그렇다고 식품회사 노조가 자동차나 석유화학 등과 같이 강성이어서 국내 생산을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해외 현지 공장을 통해 세제 혜택과 풍부한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식품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점차 늘어날 것이며, 비교적 엄격한 국내 규제까지 고려하면 굳이 국내 생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매출 100억 원 이상인 경우 국제적인 인증 기준이나 자체 생산 및 품질관리와 다소 차이가 있는 정부 주도의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위한 서류 준비와 이중 시스템 도입 문제를 주장하는 실무자도 있다. 이물보고제도, 재검사가 불가능한 자가품질검사 제도 등 여전히 산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라 수출되는 식품은 국내 식품위생법 등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식품은 해외 제조업소 점검을 받기는 하나 선행요건관리 정도만 지키면 큰 문제가 없는 실정이라 국내 식품기업에 대한 역차별은 현실적으로 너무 크다.

이번 정부에서는 정말 다양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라 앞으로 다가올 국내 생산 시설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기업의 공동화 현상이나 해외 진출 가속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제외국의 규제와 비교해 유일하게 존재하거나 과도한 경우는 개선할 필요가 크다.

생산이 없으면 결국 소비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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