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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소비트렌드] ‘에코 세대’ 친환경 가공식품 소비 유의미한 증가세
[농식품 소비트렌드] ‘에코 세대’ 친환경 가공식품 소비 유의미한 증가세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6.11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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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경험률 80% 불구 친환경 식품 비율 10년간 1% 미만
가공식품 구매 우유-두부-쌀가공식품-치즈-요구르트 순
날씨별 식품 선택, 20대 영향 적어…가공식품 비중 상승
불쾌지수 높은 날 40대 과자·빵·음료-60대 우유·두부 등

2030 MZ세대로 불리는 ‘에코 세대’가 미래 친환경 식품 소비시장을 이끄는 세대로 주목받으면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및 저탄소 인증 농식품이 높은 생산비용 등 다양한 진입장벽에도 원활한 공급과 소비가 이뤄지는 선순환 고리에 들어 농식품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농진청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에서 중앙대학교, 영남대학교, 동국대학교 연구진들이 1383가구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다양한 연구결과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진행됐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지난달 31일 농진청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에서 중앙대학교, 영남대학교, 동국대학교 연구진들이 1383가구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다양한 연구결과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진행됐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지난달 31일 농진청 오디토리움에서 진행한 ‘2024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에서 중앙대학교, 영남대학교, 동국대학교 연구진들이 작년 기준 1383가구의 가계부 약 1700만 건을 기반으로 분석한 다양한 연구결과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진행, 국내 소비자의 소비 경향 변화를 파악하고 국내 농식품 산업계가 취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발표대회에선 소비자 패널 조사를 기반으로 친환경·저탄소 식품 등 특정 이슈와 과일·과채, 식량, 채소 등 품목별 소비 경향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았다.

중앙대학교 진현정 교수는 ‘사회경제변수와 친환경·저탄소 식품 소비’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중앙대학교 진현정 교수는 ‘사회경제변수와 친환경·저탄소 식품 소비’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발표대회에서 중앙대학교 진현정 교수는 ‘사회경제변수와 친환경·저탄소 식품 소비’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에코 세대가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에 유의하게 증가세를 나타내 미래 친환경 식품의 주된 고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고학력자로 성장했고 이에 따라 환경과 관련된 소비에 대한 죄책감, 가격 공정성, 환경 인식 등을 중심으로 환경에 가까운 소비를 한다”고 주장했다.

농식품소비자패널 조사에 따르면 친환경 식품의 구입경험률은 80% 내외로 10년간 큰 변화가 없다. 나머지 20%에 달하는 가구는 친환경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 품목별로는 채소류가 가장 많은 64.7%, 가공식품(48.7%), 특작류(38.5%), 과일류(23.7%)순이었다.

전체 식품 지출액에서 친환경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0.76%로 이 비중은 10년동안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중 특작류가 7.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서류, 채소류, 곡물류 순으로 높으며, 수산물이나 축산물, 가공식품에는 아주 낮은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워드클라우드 분석결과 전체 식품 중 구매건수 기준 상위 5개 제품은 △콩나물 △계란 △상추△우유 △깻잎 등 신선식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가공식품만 놓고 봤을 때 △우유 △두부△쌀 가공식품 △치즈 △요쿠르트의 구매건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 교수는 “한국 식품시장에서 친환경 식품은 높은 구입 경험률을 가졌으나 그 구입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한국 친환경 소비의 현 주소”라며 “친환경 식품의 구입 경험률은 약 80% 내외로 많은 가구들이 일정 기간 동안 친환경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나 아직 전체 식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이는 소비자의 인식 및 가격, 인증, 접근성의 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국내의 성장하는 친환경 소비층으로 ‘에코 세대’에 주목했다. ‘에코 세대’는 1979~1992년 출생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MZ세대로도 불린다. 그는 세대구분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한 전쟁 직후 세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 급속한 경제성장 시기에 출생한 세대) △에코 세대로 나눠 친환경 소비에 대한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세대별 친환경 식품의 구매경험률은 2022년 기준 에코 세대가 83.1%로 가장 높았고, 2차 베이비붐 세대는 81.6%, 베이비붐 세대는 79.2%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에코 세대의 친환경 식품 구매경험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베이비붐,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구매경험률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매액에 있어서도 베이비붐 세대는 친환경 식품 구입에 평균 5만6452원을, 에코 세대는 5만4227원을 지출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2차 베이붐 세대는 평균 4만755원으로 낮게 나타났다.

2차 베이비부머의 상대적으로 낮은 친환경 식품 지출에 대해 진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는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고 활발했던 환경 운동의 영향을 받아 컸기에 친환경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지만 ‘2차 베이비부머’는 경제적 성장에 대한 압박이 더 컸던 시기에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커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드는 친환경 식품의 구매를 덜 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추정했다.

특히 품목군별로 분석했을 때 2022년 기준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 세대는 친환경 가공식품, 채소류, 특작류 순으로 친환경 구매액이 많은 것에 반해 2차 베이비부머는 채소류, 가공식품, 특작류 순을 보여 차이가 있었다. 이중 에코 세대의 친환경 가공식품 소비는 전체 소비 중 41.9%의 비중을 차지해 어느 세대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진 교수는 “에코 세대가 여러 친환경 소비 속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며 “특히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에코 세대의 친환경 식품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아울러 특작류의 소비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 교육, 유통 채널의 다양화 등 관련 지원이 수요 증가와 시장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영남대학교 이상호 교수는 ‘날씨가 시대와 세대별 식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영남대학교 이상호 교수는 ‘날씨가 시대와 세대별 식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영남대학교 이상호 교수는 ‘날씨가 시대와 세대별 식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식품을 소비한다는 것은 한 사람이 사회 인구 경제적으로 경험하고 가지고 있는 어떤 관습, 습관 등이 식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날씨도 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중 하나로, 날씨의 변화에 따라서 농식품의 소비가 어떻게 바뀌는지, 시대와 세대가 소비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해 봤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 교수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날씨에 따라서 식품 소비 변화를 경험한 소비자는 전체 설문자 중 80.4%를, 날씨에 따라 식품 소비를 통해 기분 변화를 원한다는 응답을 한 소비자가 61.4%를 차지했다.

날씨가 식품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세대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영향이 적었고 60대 이상에선 다른 세대보다 크게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20대는 42.9%가 날씨가 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60대 이상은 날씨가 식품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20대 응답자의 28.6%가 날씨에 따라 농식품 구매가 변했다고 응답하며 그 이유로 바베큐, 캠핑 등 사회적 이벤트와 관련된 식품 구매를 꼽았고, 60대는 64.4%가 특정 날씨가 농식품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품목별 분석에 따르면 맑은 날씨에는 양파, 상추, 오이, 마늘 등 채소류의 소비가 늘었고, 특히 딸기, 참외, 수박 등 과채류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났다. 반면 흐린 날씨 및 비오는 날씨에는 (애)호박, 부추, 감자, 쪽파 등 부침개에 들어가는 신선 재료들의 구매가 증가했고, 미나리, 오이, 두부 등도 증가했다.

이 교수는 2010년 대비 2023년 가공식품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날씨에 따른 식품 소비에도 변화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2010년 날씨에 관계 없이 신선농산물의 비중이 높았으나 2023년에는 구매 상위 20위 내 가공식품의 비중이 크게 증대한 만큼 날씨에 따른 선호 품목 또한 바뀌었다는 것.

특히 불쾌지수에 따른 연령별 상위 식품 구매 순위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불쾌지수가 높은 날(불쾌지수 75 이상 기준) 삼계탕 재료 등 신선식품 중심이었던 장바구니에서 60세 이상은 흰우유, 두부, 아이스크림, 닭고기 가공식품 등 가공식품의 비중이 크게 늘었고, 40대 이하는 과자류, 빵류, 아이스크림, 맥주, 생수, 탄산음료, 커피음료, 기타음료 등의 비중이 늘어 음료 등 가공식품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앞으로의 연구에선 변화될 농식품 소비 트렌드, 일례로 배달이나 유통채널 형태, 누적된 기후에 시차 등을 통제해서 날씨가 식품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정확하고 여러 변수를 통해 분석해볼 계획”이라고 향후 연구 계획을 밝혔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크 콘서트에서 학계·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저탄소 농식품이 선순환의 고리에 들어야 시장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크 콘서트에서 학계·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저탄소 농식품이 선순환의 고리에 들어야 시장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토크 콘서트

친환경 식품, 국내 시장서 선순환 고리 형성 안 돼
환경보다 건강 중시 경향…인증 제품 구매 적어

이어진 토크 콘서트에서 4H 중앙연합회 김기명 회장은 “유기농, 무농약 재배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생산자의 진입장벽이 분명히 있다. 관행작물 농사와 비교해 소득은 70%에 불과하고, 비용은 60% 더 들어간다는 조사가 있다. 경제적인 이득을 고려한다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도 전체 5%밖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해 인증제도 완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인증제도의 허들이 높다보니 유통업체 자체적으로 생협의 ‘A코드’, 한살림의 ‘자주인증’ 등 친환경 인증처럼 행사될 수 있는 브랜드들도 많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오세복 전무는 “친환경 농산물의 가격부담이 도매 시장에서도 적용되는 듯하다. 도매 시장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가격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요는 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계약재배를 통해서 거래가 이뤄지며 도매시장에 반영되는 양은 많지 않다. 산지에선 재배 여건이 열악하다보니 시장에 출하해서 관행 농산물처럼 취급받기엔 힘든 실정이다. 도매시장에 오더라도 취급하는 상인들이 없다보니 차별화된 접근성을 가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문정훈 교수는 “ESG가 중요해지며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저탄소’ 경영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저탄소 농산물. 저탄소 인증 식품의 구매 건수가 매우 낮다. 저탄소 인증 제품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선 이를 찾는 것조차 아직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현정 교수는 “SSM·대형마트 등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유통 채널에서 친환경 제품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친환경 소비의 성장세가 비교적 느리고, 온라인에서도 일반 제품처럼 다양하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이기 때문에 때문에 젊은 에코 세대의 친환경 농산물 오프라인 구매가 높은 것”이라며 “특작류의 소비가 많은 것은 품목별로 다른 가격민감성으로 건강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품목인 특작류는 충분히 높은 가격을 낼 용의가 있다고 소비자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 제품을 사려고 하는 용도가 강하기 때문에 가격 민감도가 낮아서 더 높은 가격의 친환경 제품을 기꺼이 산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환경 농식품이 가격이 높고 제품도 다양하지 않으니 안 찾게 된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으면 더 많은 제품이 시장에 나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 식품 시장에선 아직 친환경 식품이 선순환의 고리에 들지 못한 품목”이라면서 “아직 친환경 식품을 소비하는 주된 이유는 ‘식품을 통한 건강·안전’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환경은 10% 미만이다. 그에 반해 ‘저탄소’ 제품은 환경 의식이 주된 소비 동기가 돼야 하는데 건강이 중요한 친환경 소비자는 구매하지 않아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의 2024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회 분석자료는 2010~2023년 약 1700만건(1383가구)의 소비자 패널 정보, 즉 이들의 농식품 구매정보 및 인구통계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발표대회에서는 국내 소비자의 소비 경향 변화를 파악하고 산업계가 취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친환경·저탄소 식품 등 특정 이슈와 과일·과채, 식량, 채소 등 품목별 소비 경향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았다.(사진=식품음료신문)
발표대회에서는 국내 소비자의 소비 경향 변화를 파악하고 산업계가 취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친환경·저탄소 식품 등 특정 이슈와 과일·과채, 식량, 채소 등 품목별 소비 경향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았다.(사진=식품음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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