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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식품-과일·채소까지 얼리는 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92)
냉동식품-과일·채소까지 얼리는 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92)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4.07.08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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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가정간편식 등 세계 냉동식품 성장세
고물가 속 저렴한 가격에 신선도 향상…프리미엄 진화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2024년 1∼4월 냉동 과일 수입량은 2만479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7936톤)보다 38.3% 늘었다. 예년보다 증가세가 훨씬 가파른 셈이다. 연간으로 따져도 냉동 과일 수입량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는데, 2019년 4만6530톤에서 지난해 6만3640톤으로 최근 5년간 36.8%나 증가했다. 전 세계 냉동식품 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다. 이는 핵가족화, 맞벌이 정착, 1인 인구의 증가 등 사회적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의 진보로 획기적인 급속 초저온 냉동 기술이 등장해 음식의 신선도가 훨씬 오래 유지될 수 있게 되면서 프리미엄 냉동식품 시장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국내 신선식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냉동 신선식품 판매량이 덩달아 뛰고 있다. 고물가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채소나 과일을 다 못 먹고 썩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냉동 과채류를 먹는 일이 다반사다.

유통업계에서도 냉동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는 올해 4월 기준 냉동 수입 과일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늘었고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올해 1∼5월 냉동 과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증가했다고 한다.

과일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대파, 시금치, 무 등 채소류를 얼려 판매하는 상품이 급증하고 있다. 그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콜드체인 기술이 발달해 예전보다 냉동보관 비용이 떨어졌고, 채솟값이 쌀 때 사서 올랐을 때 되팔면 마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비자들 역시 등락을 거듭하는 대파, 시금치, 무 등 채소류를 일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 덕에 냉동 식재료에 대한 저항감도 작고 수요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식품산업의 가장 큰 트렌드 중 하나가 장기보존식품, 비축 식량 등의 인기와 가공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인데, 특히 냉동식품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식품시장에도 ‘냉장·냉동 반 가공 신선편의 과채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약 70%가 냉동식품이라고 한다.

냉동식품은 오래 보관하며 전자레인지로 따뜻하게 데워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냉동식품의 강점은 안전성, 경제성, 편리성, 친환경성 등을 갖췄고 소비자 니즈와 합치된다는 것이다.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던 냉동시장이 코로나 사태로 날개를 달았고 일본에서는 냉동을 전문으로 하는 마트와 자판기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 ‘냉동 김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냉동식품에 대한 이미지가 더 급속히 바뀌어 가고 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냉동식품의 큰 매력이다.

예전에는 냉동식품의 인기가 없었다. 냉동식품은 맛이 없고 몸에 좋지 않다는 오랜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기한이 무한정 길게 잡히다 보니 소비자들은 품질과 안전을 의심했고 건강하지 못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사실 과거 조잡한 저속 냉동 기술로 냉동제품을 해동하고 나면 생물에 비해 맛과 조직감 등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요즘 급속, 초저온 냉동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마트에 장 보러 가거나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오히려 신선도가 더 좋은 것으로 여겨져 냉장·냉동식품 코너가 점점 커지고 있고, 가정에도 김치냉장고를 포함해 냉장·냉동고 두, 세대는 기본이 됐다.

그러나 냉동고도 음식의 부패와 변질을 잠시나마 지연시켜 줄 뿐이지 영원할 수는 없다. 보관 기간이 늘어날수록 지방의 산패도 일어나고 산화에 의한 갈변, 건조 등 식품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냉동이라도 장기 보관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냉동식품은 해동되고 나면 얼 때 손상됐던 조직에서 수분이 흘러나와 미생물의 번식이 용이해져 오히려 더 빨리 상하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해동된 냉동식품은 가능한 한 빨리 먹어야 하고, 재냉동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렇듯 냉동고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저장법임은 틀림없지만 과신해서도 안 된다. 해동, 냉동을 반복해서는 안 되며, 냉동식품도 장기간이 아닌 정해진 기간에만 보관하며 소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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