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놀이터

위협받는 커피산업에 지속 가능한 ‘대체커피’ 부상
위협받는 커피산업에 지속 가능한 ‘대체커피’ 부상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12.04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요 증가 불구 기후 변화로 재배 면적 줄고 60년 후 40% 멸종 예상…가격 상승 불 보듯
씨앗·허브 등으로 제조 환경 파괴 적어…아토모 커피 두각
분자 수준 색·맛·향·영양 구현…스타벅스와의 대결서 압승
카페인 없는 ‘페로’ 커피 찬물에도 잘 녹아…네슬레 생산
커피 잎에서 채취한 세포 증식시킨 ‘배양커피’도 개발 중

환경과 식량 문제의 해결 대안으로 대체육이 크게 주목받고 있듯이 커피에서도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대체커피’가 최근 등장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커피 관련 기업과 단체들은 지속가능한 커피 산업 유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공정 무역 커피’다. 늘어나는 커피 소비량에도 불구하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생산 농가나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가격을 지불해 농가의 경제적 자립과 지역사회,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윤리적인 구매를 통해 지속가능한 커피를 생산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는 원두를 기반으로 한 커피 산지는 물론 산업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국제열대농업센터(CTA)는 보고서에서 현재 커피 재배 토지의 약 50%가 기후변화로 30년 이내에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국 큐 왕립식물원과 에티오피아 환경·기후변화 및 커피숲포럼(ECCCFF) 공동연구팀의 연구에서도, 2040년이 되면 아라비카나 로부스타 커피종은 사실상 멸종할 수 있으며 2088년엔 전체 커피 종의 40%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의 불안정성도 커피 산업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방해하고 있다. 그동안 커피 가격은 원두 가격과 상관없이 꾸준히 상승했다. 또 최근엔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커피 소비량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원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원두 커피의 장기간 섭취로 인한 단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처럼 윤리적인 요소 외에도 환경과 건강, 가격 등 현실적인 요소가 커피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커피빈이 없는 커피, 즉 커피의 향과 맛은 같지만 씨앗이나 허브 등으로 만든 ‘대체 커피’가 개발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트라 디트로이트 무역관도 이에 주목해 최근 미국 대체커피 시장에 대한 현황을 전했으며, 이를 간추려 싣는다.

● 대체 커피에 왜 주목하나

◇원두 가격 인상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커피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상업거래소(ICE)에서는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2.33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2배 올랐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최대 커피 산지로 전 세계 물량의 40%를 생산하는 브라질에 한파와 가뭄이 잇따르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라니냐 현상으로 우기도 예년보다 늦게 시작되며 생산량 회복 가능성은 낮게 예측되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 등이 커피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며, 이미 예고되었던 커피 가격 폭등은 현실화되고 있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는 8월 18일 보고서를 통해 9월 말까지 커피 제품 가격이 35~40%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농무부가 2019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2026년까지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국제커피기구(ICO)는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황이라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친환경

환경을 덜 파괴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커피나무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성숙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려 공급 부족 발생 시 빠른 대처가 쉽지 않다. 또한, 커피 열매가 상하지 않게 재배하려면 농약은 필수적이라 환경운동가들의 지적을 받아왔다.

대체 커피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했다. 원두를 사용하지 않고 씨앗이나 허브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환경을 덜 파괴하며 지속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토모(Atomo) 커피사에 따르면, 대체 커피 콜드브루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은 전통적 콜드브루를 커피를 만들 때 들어가는 물의 양보다 94%나 적었고 탄소 배출은 93% 감소했다.

◇건강

커피 원두의 잔류 농약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어왔다. 유기농 원두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이유다. 또한, 커피는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체내 수분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체내 무기질 균형을 깨뜨려 눈 떨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근육 탈수 등을 유발할 수 있지만, 대체 커피 업체들은 이러한 건강상의 단점들을 보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맛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전이지만, 블라인드 테스팅에서 전통적 커피와 비교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아토모 커피는 커피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소위 빅5라고 불리는 커피의 바디, 색, 향, 맛은 물론 생체 활성 영양소까지 구현했다고 밝혔다. 추후 아토모를 이은 경쟁업체들이 더욱 맛과 풍미를 개선시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함께 가까운 미래에 커피 재배지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속가능한 커피 소비를 위한 ‘대체커피’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부터)티치코, 아토모, 페로 대체커피. (사진=각 사)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함께 가까운 미래에 커피 재배지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속가능한 커피 소비를 위한 ‘대체커피’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부터)티치코, 아토모, 페로 대체커피. (사진=각 사)

● 물 대신 커피…대체 커피의 가능성

스타티스타(STATISTA)가 지난 10월 1일 ‘국제 커피의 날’을 기념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물보다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커피(59%)였으며, 2위는 병물(58%), 3위 소다 등 음료(53%), 4위 차(47%), 5위 맥주(31%), 6위 와인(28%) 등으로 나타났다.

또 전미커피협회가 올해 4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인들의 가정 내 커피 소비는 기록적으로 증가했는데, 커피를 마시는 인구 중 85%가 집에서 하루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응답자의 하루 평균 소비량은 약 2컵으로 조사됐으며 약 60% 이상의 미국인들이 아침에 물 대신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커피 소비량이 많은 미국에서 대체 커피가 대중화될 경우, 어떤 업체가 업계의 스타벅스 혹은 테슬라 역할을 하게 될지 관련 전문가들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자료: Statista
자료: Statista

● 활발한 대체커피 연구·개발

대체커피 생산 방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대표 주자는 아토모(Atomo) 커피다. 대추씨,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해바라기씨 겉껍질, 수박씨 등을 주재료로 한 대체 커피로, 커피 원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커피 원료의 분자 단위까지 분석한 화학 공정을 통해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재현한 ‘분자 커피’다. 카페인도 함유되어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부드러운 풍미다. 화합물 조합 시 부드러운 맛을 내는 물질은 늘리고 쓴맛과 신맛 물질은 크게 줄였다.

맛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아토모 커피는 대체 커피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함께 기존 커피 시장의 벽을 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비교 상대는 스타벅스 커피로, 결과는 70%라는 압승이었다. 테스트에 참가한 학생들은 “아토모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부드럽고 신선하며 탄 맛이 덜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 대체 커피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차(Tea) 디자이너 캐롤라인 맥두걸이 시작한 티치노(Teeccino)는 치커리, 캐럽, 민들레, 라몬씨 등 허브를 주재료로 한 커피맛 음료를 개발했다. 커피와 같은 방식으로 브루잉이 가능하며 인공 감미료나 보존제, 카페인 등이 없다.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헤이즐넛 향 대체커피는 14.99달러에 판매 중이다.

페로(Pero)는 100% 카페인 미포함 음료로 보리, 맥아 보리, 치커리, 호밀 등을 주재료로 한 대체커피다. 인스턴트 커피처럼 차가운 물에도 잘 녹고 카푸치노의 경우 우유에 타면 카페라떼같은 느낌이 난다는 평을 받았다. 1954년 서독에서 시작되어 소개됐으나 현재는 네슬레사가 제조한다.

이 외에도 컴파운드 푸즈(Compound Foods)는 커피 열매의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공정을 통해 원두 없는 커피를 개발하고 있으며, 핀란드에선 아라비카 종 커피잎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증식한 배양 커피를 개발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