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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식품안전 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설립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0)
아·태 식품안전 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설립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0)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6.05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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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호주 등 8개국 식품 규범·글로벌 이슈 대응
국제 표준에 영향력…K-푸드 수출 증대 디딤돌

지난 5월 10일 식약처는 서울에서 '제1회 아시아-태평양 식품 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2023)'를 발족했다. 우리나라가 초대 의장국으로 선출돼 3년간 역할을 하게 되며, 내년에도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또한 참여국과 공동으로 아·태 지역 안전한 식품거래 환경 조성과 공통과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관계 공고화를 담은 ‘아프라스 서울 선언문’도 발표했다. APFRAS(아프라스)의 대표적인 추진과제는 식품규범 협력 강화, 글로벌 이슈 공동대응, 신성장을 주도하기 위한 방향 모색이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아프라스(APFRAS)는 급변하는 식품환경·글로벌 이슈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품 규제기관들이 서로 연대해 대응하고, 식품 분야 글로벌 공통과제 해결과 규제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세계 최초의 식품 규제기관장급 협의체다. 현재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 등 각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아시아의 열강 일본이 빠진 것이 좀 아쉽지만 우리나라가 주도해 중국,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대표 식품교역국 8개국이 참여하고 있어 대표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코로나 여파와 물류·배송시스템의 발달 등으로 더욱더 가까워진 세계 각국과 활발해진 국제교역의 시대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 식품규제 관련 기관장들이 공조해 글로벌 식품산업 규제의 피해와 비관세장벽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의 식품규제기관장급 협의체를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발족시켜 그간 세계 식품시장의 규제를 자국 중심으로 쥐락펴락하는 유럽과 미국 등 세계열강들과 어느 정도 대등한 관계를 형성해 식품규제 국제표준에 우리나라가 관여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이런 우리나라 정부의 글로벌 식품규제 영향력 확대는 이제 막 식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우리 식품산업에는 큰 힘이 되며 K-푸드 수출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그간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마이너리그였던 우리나라를 위시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식품산업은 최근 눈부시게 도약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글로벌 식품 공급망도 다양해지고 있고, 식품 원료 및 가공식품 수출입 교역량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나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나라에서 원료를 수입해 다시 재가공해 수출하는 경우도 많다. 아시아·태평양 8개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글로벌 식품안전 규제를 공동으로 마련하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코덱스(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등과 협력할 것이다. 특히, 미래에 닥칠 감염병을 통제하기 위해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을 통합하는 개념인 원 헬스(One Health)의 실현, 기후변화 등 식품분야 위기 대응 방안, 식품안전 정책과 관리의 디지털화 방안 등의 아젠다를 선점해야 한다.

국제무역은 당사국과 교역 상대국의 부(富)를 동시에 증가시키기 때문에 산업과 함께 발전해 왔다. 그러나 무역에 대한 각국의 정책은 본능적으로 보호 무역적 성향을 띈다. 특히, 1차 세계대전 후 세계 경제는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경쟁적으로 수입품에 대해 보호무역장벽을 높혀 왔다. 특히 2차 세계대전에서 유일하게 전쟁의 피해를 받지 않은 미국은 자유로운 해외 수출을 위하여 국제무역 질서 재편의 필요성을 느껴 미국 주도하에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1947년에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GATT는 ‘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s)’를 두어 각국 정부가 자국의 산업이 수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수입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각 나라들이 이 긴급수입제한조치 규정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무역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부른다. 무역 분쟁에 있어 GATT의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정된 국가는 WTO의 중재안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불공정행위를 수정하거나 손해를 끼친데 대한 배상을 해야 하며, 미이행 시 WTO의 무역 제재를 받는다. 게다가 이들 WTO 세계 무역체제 하에서 각 국가는 식품규제의 꽃인 기준과 규격을 선점하기 위한 침묵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겉으론 악수하며 웃고 있지만 테이블 아래에서는 자국 산업에 이익이 되도록 이해득실을 따지며 때로는 관대하게 때로는 말도 안 될 정도의 과한 규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우리 K-Food가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고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이기 위해서는 이 APFRAS가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우리도 글로벌 식품규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K-Food 수출국으로서 국제적 역량을 확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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